Lame Duck 을 찾아보았다, 영한사전에서. 글자 그대로 절룩이는 오리라고 적혀 있다. 절름발이 오리. 이 말이 어디에 쓰인다는 건 다 아니까 굳이 더 찾아볼 이유는 없겠다만 왜 이걸 우리가 이런 뜻으로 쓰기 시작 했는지는 아마 궁금증이 있을 만하다.
우박사는 말한다, 이 말은 18세기 영국 런던의 주식시장에서 처음 쓰기 시작했다고. 곰과 황소 사이에서 일하고 있는 재수 없는 브로커나 허망하게 망가지는 투자를 표현하면서 쓰이다가 19세기에 이르러 점차 지금의 우리가 아는 정치적 의미인 Lame Duck 으로 진화 되었다고 한다. 허나 분명 이는 서구 문명의 하나인데 본거지인 서양 사회 보다 우리가 더 실감나게 어쩌면 잔인할 만큼 이를 애용하는 것 같다. 우리 한국 미디어는 이를 레임덕 이라고 한글로 쓰던가 또는 권력 누수라고 번역해서 쓰기도 한다.
권력누수!
이를 당하는 세력한테는 훌쩍 흘러간 세월이 그저 아쉬울 뿐 일테고 그 심정은 면 단위에서 부터 막강한 국회의원직 까지 매일반 일거다.
그러나 뼈저리고 사무치게 이를 느끼는 세력은 분명 최고 정상의 자리일거다.
이게 꿈이냐 생시냐 첫해는 황홀속의 하루하루 일거다. 논공행상에 정신도 없겠고, 워싱턴이다 베이징이다 도쿄다 여행 스케줄이 하루만에도 인생 9만 리를 살게 한다. 이런 바쁜 생활 속에서 무언가 위대한 업적을 해보려 하는데 3년이 후딱 지난다. 수도꼭지가 새기 시작한다. 부정과 부패 뉴스가 솔솔 튀어 나오기 시작한다. 4년이 된다. 깃털이다 몸통이다 하면서 저 살길 찾아 보따리 쌓는 소리가 주변에서 들리기 시작한다.
인심 무상을 느끼게 한다. 퇴임 후에 보자고 대놓고 으르렁 대는 소리도 들린다. 대한민국에서는 Lame Duck Session 보다 Post Lame Duck Session 이 더 문제다. 항상 그 모양들이다. 우리는 다 안다, 왜 그러는지. 국가 차원에서 굿 이래도 한번 해야 되는 게 아닌지.
지난 한 달여 주 샌프란시스코 대한민국 총영사관은 아마 정신이 없었을 거다. 대통령의 이곳방문 여정이 공식으로 발표되는 순간부터 밤샘이 본격적으로 시작하여 대통령을 태운 전세 비행기가 다시 샌프란시스코 상공을 우렁찬 굉음과 함께 무사히 솟아올라 안도의 숨을 마실 때 까지 초비상 상태 였을거다.
오랫동안 공석에 있던 수퍼 스파이를 이번에 새로 파견했는데 이 아줌마 아직도 영사관을 현재 찾고 있는 중 이라는 게 수신 비밀정보 제1호다. 공장에서 설치된 지피에스 가 달린 새 제너시스를 사주었는데도 이 모양이니 앞으로 정보 수집에 차질이 없으려는지 걱정이다.
때문에 근래 정보가 없는 추측 속에서 옛날의 경험으로 더듬어 보면 이렇다, 아니, 이랬었다.
떠오르는 별이건 사라지는 별이건 현재 진행형 세력의 방문 시에는 영사관에 문의가 쇄도한다. 여기에는 오리 소리가 조용하다. 로스앤젤레스 에서, 콜로라도, 유타, 오레건, 그리고 워싱턴 주에서 많은, 꼭꼭 숨어있던, 명사들까지도 교민과의 대화 리셉션에 초청을 받고 싶어 한다. 북가주의 명사들은 말할 것도 없고... 차라리 축구장에서 환영식과 대화를 함께 한다면 실무자들이 참 편할 거다.
의전상으로 볼 때 특급 환영객들이 있다. SF 공항에 숨어있는 특별 환영장에 내린 전세기 턱밑에서 깃대 들고 환영하며 악수하는 그룹. 대개 평통 회장과 지역 한인 회장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아주 수퍼 특급 환영객 한두 분과 오붓한 조찬 또는 오찬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물론 SF 공항 경비대, 미연방 비밀경찰, SF 경찰 그리고 우리 청와대 경호실 그리고 누군지의 또또 삼엄한 경호가 공항에서 공항까지 아주 철통같다는 건 빼 놓을 수 가 없겠다.
옛날옛날 대한민국이 아주 가난하고 또 국제적으로는 아주 촌스러웠던 그때 그 무렵 박대통령의 몬트레이 방문이 있었다. 그날의 숨 막히던 아니 어쩌면 낭만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일화중 하나를 언젠가는 본란에 소개 해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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