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 은 수퍼보울 사람들이 즐겨 쓰는 라틴어로 숫자 1000을 의미 하니까 M-Mile Burger 는 1000 마일 햄버거가 되겠다. 햄버거 하나 맛보려 천 마일을 달린다면, 이런 일로 밥 먹고 사는 직업인이 아닌 한, 당장 정신외과에 뇌수술 날짜를 잡아 놓아야 되겠지만 이것저것 하는 김에... 어쩌고 하면 얘기는 약간 달라질 거다.
토요일 날씨는 아주 좋았다. 얼마만 인가? 새벽 5번 도로 교통은 한산할 정도로 조용했다.
댓 워즈 파인 위드 미.
휴게실 사인을 따라 차를 세웠는데 이상한 건물이 새로 지어진 것을 발견했다. 눈에 익숙한 5번 선상의 아담한 작은 건물들이 아닌 무슨 창고 같이 생긴 커다란 새 건물이 흉하게 보였다. 화장실 입구는 결국 주차장 위치에서 보면 뒤쪽이다. 시야가 막혔다는 거다.
그런데 그 뒤에 또 하나의 건물이 있다. 결국 하이웨이 쪽 에서도 시야는 막혔다. 인적이 뜸한 캄캄한 밤중에...?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누구의 아이디어 인지 모르지만 보안에는 전혀 신경을 배려하지 않은 휴게소 건물들 같았다. Mercury News 의 게리 아저씨도 이걸 느끼지 않았을까 하지만 어떻든 주정부에 문의해야 되겠다.
일정 -- 이틀 - 산타 모니카, 리버 사이드, 샌디에고, 엘에이, 그리고 굿 올드 스윗 홈. 옛날 같으면 당일치기이겠지만 밤눈이 문제다. 그래서 넉넉하게 이틀을 잡았다.
내비게이터 가 없을 때 는 어떻게 운전을 했을까 할 정도로 요즘 운전에는 거의 모두에게 필수다.
그런데 ---
든든하게 항상 옆에 있어주는 여행의 동반자 TomTom Tommy 에게 그날 무슨 일이 생겼던 것 같다. 얼마 전에는 갑자기 독일 말을 느닷없이 쓰던 Tommy 다. 실연이라도 당했는지 아니면 조영남이 잘 쓰는 말인 ‘이 풍진 세상’ 에 오래 살다보니 사물 판단이 흐려진 건지 그가 지시하는 대로 무심히 가다보니 차는 210번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분명히 명령에서 어긋나는 방향이다.
여로의 순서에 차질이 생기는 거다. 그냥 계속 간다면 리버사이드 가 먼저다.
맨 먼저 산타모니카를 지나는 걸 로 되어 있었는데 ---
그냥 가기로 했다. 그날의 운대가 그렇게 되어 있는 건지도 모른다. Tommy 가 무언가를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더구나 가는 길목에서 먹어보나 오는 길목에서 먹으나 그 햄버거는 그 햄버거 일 테니까...
역시 오랜만이었다. 리버 사이드! 눈에 선하던 리버 사이드. 여기 에서 샌디에고로 가는 길목에 테마큘라 라는 재미있는 도시가 있다. 캘리포니아 주에서 와이너리가 가장 많이 집중되어 있는 곳이다. 인디안 카지노도 많고. 여기 포도밭들은 엘에이 우리 교포들간 결혼식장 이용으로 유명 하다는 곳.
(이 글을 쓰는 이 순간 현미 씨가 부르는 ‘보고 싶은 얼굴들’ 이 TV에서 나온다. 노래의 가락도 좋지만 많은 보고 싶은 얼굴들을 머릿속에 떠오르게 한다.)
테마에서 샌디에고는 그야말로 눈 깜빡. 어느새 5번 도로를 타고 북상. 여기서 부터 우리 Tommy 의 망령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5번을 따라 가는데 73번에서 (...이었나? 가물가물하다.) 빠지란다. 그래 니말 듣자 하면서 그 길로 빠졌다. 헌데 이상했다. 차가없다. 없다기 보다는 뜨문뜨문 했다. 아하! 우리 Tommy 가 피곤한데 편히 가라고 이 길로 인도 하나보다, 생각하니 고마웠다. 그러나 웬걸, 한참 가다보니 돈을 달랜다. 유료 도로였다. 편하게만 되었다면 오케이다. 4불75센트 내고 한참 가다 보니 어바인 사인이 나온다. 반가웠다. 그래서 가라는 대로 한참을 또 가다보니 5번 길이 다시 나온다. 결국 한 바퀴 옆으로 돌고 돈도 내고 다시금 오던 길로 되돌아 온 거다. 여기서 부터는 아마 악몽 이라는 게 적절한 표현일 꺼다. 약 두시간반 을 엘에이 주변 하이웨이를 맴돌았다. 그래도 결국은 해피엔딩. 목적지인 윌셔와 올림픽에 도착한 시간은 어두움이 내리기 시작하는 저녁 7시 반. 산호세를 떠난 지 꼭 14시간 반 만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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