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 금리는 역대 최저 수준이지만 재융자 심사와 조건은 완화되지 않으면서 대다수 주택 소유주들은 재융자의 혜택을 보지 못하는 기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절차 복잡… 승인까지 소요기간 1년전 2배
이자율 기대 못미쳐 포기하는 경우도 많아
지난해 타운에서 콘도를 구입했던 정모씨는 지난 1월 콘도의 모기지 렌더로부터 재융자 제의를 받고 신청서를 제출했다. 렌더는 승인이 곧 된다는 이야기만 되풀이하면서 금리를 수차례 바꾸고 추가서류를 요청하는 등 재융자 승인을 4개월이나 끌다가 끝내 현 페이먼트보다 낮은 액수를 제시하지 못하자 정씨는 재융자를 포기하고 말았다.
정씨는 “처음 ‘락’(lock)하기로 약속한 금리를 무려 3차례나 바꾸고 담당자 역시 여러 번 바뀌면서 서류 작성을 다시 요구하는 등 시간만 낭비하고 재융자는 실패했다”며 “승인 기준도 담당자마다 다르게 말을 하는 등 대형 금융기관으로서는 이해가 안 되는 업무상태를 보였다”고 황당해 했다.
정씨와 같이 미국의 주택 모기지 금리가 사상 최저수준까지 다시 내려간 상황에서도 은행들이 이를 처리하는 능력과 재원에 한계가 있어 재융자(리파이낸싱)가 저조한 양상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재융자 절차가 매우 복잡해 수주씩 지연되기 일쑤이고, 원하는 수준의 금리도 적용되지 않는 실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모기지은행가협회(MBA)에 따르면 지난주 전국 평균 모기지 금리가 사상 최저치(30년 고정 3.84%)를 경신했지만 이번 주 모기지 신청건수 가운데 재융자 비율은 72.1%로, 2주일 전의 72.6%보다 낮아졌다. 특히 이는 최근 한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국책 모기지 기관인 프레디맥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재융자를 받은 사람들을 기준으로 할 경우 연간 이자부담이 개인당 2,900달러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개별 사례를 살펴보면 재융자 혜택은 그다지 크지 않다. 우선 은행들이 재융자를 많이 해주지 못하고 있다. 은행들은 또 누구에게 대출을 다시 해줄 것인지에 대해서도 매우 신중한 자세를 보인다.
이런 이유로 재융자 절차를 마무리하는 데만 평균 70일 이상 걸린다. 1년 전의 45일에 비해 대폭 늘어난 수준이다.
타운 내 한 한인은 “최근 신문에 적용금리가 3.83%라는 기사를 본 뒤 대형 모기지 업체에 재융자를 신청했지만 심사 결과 나온 금리는 4.33%나 됐다”며 “이 금리를 받으면 연간 원리금 납부액은 75달러 줄어드는데 그치고 게다가 선불로 재융자 수수료 1,500달러를 내야 한다고 해서 융자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3면에 계속·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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