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자는 불여호지자요, 호지자는 불여락지자라(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아는 놈이 좋아하는 놈만 못하고, 좋아하는 놈이 즐기는 놈만 못하다”는 말이다. “무슨 일이든 즐기는 자를 당할 자가 없다”는 뜻인데, 2008년 흥행에 성공한 한국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연상시키는 이 말은 논어에 나오는 공자님의 <놈.놈.놈> 시리즈다. 2500년전이나 지금이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앞서 깨우친 사람들의 생각은 대략 통하는 듯하다.
IT역사상 최대의 손실이라는 스티브 잡스의 죽음. 그가 2005년 스탠포드대학교 졸업식 연설 중 남긴 명언이 있다. “ 내가 어려움 속에서도 일을 계속 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는 그 일을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도 사랑하는 사람을 찾듯 사랑하는 일을 찾아야 합니다. ” 참으로 공감이 가는 말이다.
재능의 다양성을 인정하기 보다는 아이들의 재능에 어른들 잣대로 순위를 매겨 줄을 세우고, 적성과 탤런트는 외면한 채 전인교육만을 강조하는 이 시대 교육의 문제점을 잡스는 은근히 비판했던 것이다. 스스로 즐기는 일을 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그 효과는 배가 된다. 억지로 동기부여를 할 필요도 없다. 흔히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제일 바람직하다고 말하는, Self-motivated 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조금 다른 각도의 얘길 해본다. 자기가 즐기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는 게 가장 행복한 삶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가끔씩 더 나아가 나만 좋다고 다가 아니며, 내 기호만 강조하며 만족할 일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좀더 적극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유익하고, 작은 일일지라도 타인의 삶에 보탬이 되는 일이라면 더욱 좋겠다. ‘나만 잘 먹고 잘 살자’며 짧고 굵게 사는 1%가 되어 99%의 원성을 사느니, 조금 덜 먹더라도 가늘고 길게, 기왕이면 ‘나도 좋고 남도 좋은’ 삶을 살아야 겠다. 세월이 흐를수록 더불어 사는 소박한 삶의 중요성을 아이들에게 더 자주 말해줘야 할 것 같다. 인류의 모든 비극은 “나만 좋으면 된다”는 데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만약 나의 행복이 남의 불행을 초래한다면 그 자유는 마땅히 제한돼야 한다. 사실 인생살이에 필요한 모든 것은 이미 유치원에서 다 배웠는데도 배운 걸 까먹었는지, 적당히 까먹고 타협하며 살고 싶은 건지, 유치원 문턱도 안 밟아본 깡촌의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다 아는 사실을 말이다. 많이 배우고 더 많이 가진 자들이 요즘은 더 무식해보인다.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유익한 게 아니요,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덕을 세우는 것은 아니니, 누구든지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말고 남의 유익을 구하라”던 바울선생님의 말이 웬지 더 와닿는 아침이다.
(프리랜서)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