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환영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
10일(한국시간) 오후 4시께 인천국제공항 귀빈실. 짙은 회색 정장에 붉은색 넥타이를 맨 성김 신임 주한 미국대사가 엷은 미소를 띠며 기자들 앞에 섰다. 긴 비행을 방금 마쳤지만 피곤한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영어와 한국어로 번갈아 인사말을 건넨 김 대사는 "지난 40년간 살던 미국을 대표해 이 자리에 서게 돼 진정으로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감개무량한 표정을 지었다.
지난 1974년 부친을 따라 미국에 이민한 이후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사상 첫 주한대사로 임명되기까지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듯했다.
그는 도착 성명을 통해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특별한 정체성을 언급하며 한국인과의 소통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특히 젊은 세대와의 소통과 한미 간 인적 교류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북핵문제 등 정책 현안에 대한 질문에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한미 간 협력과 조율"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내놓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아직 이명박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정하지 않아 조심스럽다는 이유에서였다.
김 대사의 ‘금의환향’ 한국행에는 부인과 두 딸도 동행했다. 가족은 며칠 동안 김 대사와 함께 서울에 머문 뒤 두 딸의 가을 학기를 마치기 위해 미국으로 돌아간다.
김 대사는 도착 성명을 읽으면서도 당분간 떨어져 있어야 할 가족에 대해 애틋한 마음을 내비쳤다. 귀빈실에 들어서기 전에는 작은딸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그는 이날이 자신의 부임일이기도 하지만 한국의 수능시험일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수험생들에게 행운을 빈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한미수교 이후 129년 만의 첫 한국계 미국 대사인 성김 주한 미국대사가 1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귀비실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 부터 부인 정재은, 딸 에리카, 에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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