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첫 재외선거를 위한 선거인(유권자) 등록 개시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유권자 등록을 위한 신청서 양식이 미국 등 해외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아래아 한글’(hwp) 파일로만 제공되고 있어 재외선거 유권자들의 편의는 전혀 고려치 않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국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앙선관위)는 원거리 유권자들을 위해 신청서 양식을 인터넷 재외선거 홈페이지(ok.nec.go.kr)에서 다운로드를 받을 수 있게 하고 있으나 문서 양식을 국제표준 서식인 ‘마이크로소프트 워드’(doc)나 ‘PDF’ 파일 양식으로는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hwp 프로그램이 없는 해외 한인 유권자들은 일부러 재외공관을 찾아가서 신청서 양식을 받지 않으면 신청서를 미리 작성하는 것이 아예 불가능한 상황이다.
재외국민 선거 참여를 위해 미리 유권자 등록 양식을 작성해놓으려던 한인 데이빗 김(56)씨는 중앙선관위의 재외선거 홈페이지에서 양식을 다운로드 받았으나 hwp 프로그램이 없어 이내 포기하고 말았다.
김씨는 “친지나 친구들에게 물어봐도 hwp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집이 없었다”며 “재외선거를 하려면 전 세계에서 모두 사용이 가능한 파일 양식을 쓰는 게 상식일 텐데 왜 hwp만 제공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는 실제로 SF 총영사관 등 외교통상부 사이트에서는 대부분의 서류 양식이 hwp 외에 PDF로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이에 대해 중앙선관위 측은 기술상 문제와 함께 현실적인 시간 부족을 이유로 들고 있다. 선관위는 “시험 가동 결과 PDF 출력물의 경우 인식 오류가 잦은데다 새 솔루션을 만들기에는 기술적으로 시간이 촉박했다”고 해명하고 “hwp 파일은 무료로 배포하는 ‘한글 뷰어’ 프로그램을 쓰면 출력이 가능하며 다운로드 페이지에 무료 프로그램을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해놓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마저도 8일 확인 결과 무료 재외선거 홈페이지에서 ‘한글 뷰어’ 프로그램 다운로드를 선택해도 ‘요청하신 페이지가 없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뜨면서 작동이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양식을 출력하기 위해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것은 컴퓨터에 익숙치 않은 유권자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인데다 ‘한글 뷰어’는 윈도우스 이외의 다른 운영 체계에서는 작동되지 않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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