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바인ㆍ헌팅턴비치 등 지난 16일엔 600여명 모여
하버드 애비뉴와 알톤 애비뉴가 만나는 모퉁이에서 시위대가 우리는 99%의 서민이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아큐파이 OC 제공>
금융권에 불만을 품고 일어난 ‘월가를 점령하라’는 시위의 불똥이 결국 오렌지카운티에도 옮겨 붙었다.
‘OC를 점령하라’는 플래카드를 내건 시위대는 지난달 15일부터 어바인을 비롯해 헌팅턴비치 등 인근 도시에서 5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600여명이 운집해 하버드 애비뉴와 알톤 애비뉴, 젬보리 블러버드 일대를 돌며 ‘아큐파이 OC’를 외치기도 했다.
시위대 측은 어바인이 부동산 투자를 기반으로 성장한 도시로 융자회사를 비롯해 큰 금융권 회사가 많이 몰려 있어 이곳에서 시위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어바인시는 반 금융권 정서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있는 상징적인 도시라고 설명했다.
시위대에 참가한 신티안(어바인 거주)은 “8년 동안 비영리 금융기관에서 일을 해 왔다”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의 은행”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대부분의 금융이 서민들을 위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서민들을 위한 은행이 있어야 지금 같은 경제위기를 피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3주 전부터 시위대에 참여한 잭(헌팅턴비치 거주)은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이 우리들의 정신을 공감해 가는 것 같아 흡족하다”고 말하고 “어바인시에서 밤샘야영을 허락해 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전했다.
한편 어바인시는 지난 25일 시의회 정기모임을 통해 시위대의 밤샘야영을 허용하는 시의 공식 입장을 의결했다. 시의회는 시위대 대표와 시 측이 질서유지와 안전을 약속한 협약문에 서명하는 조건으로 야외캠핑을 허용하기로 한 안건에 대해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어바인시 강석희 시장은 “법에서 제시한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이를 지지하는 차원에서 전격적으로 시위대의 밤샘야영을 허용하게 된 것”이라고 밝히고 “민주주의의 토대를 이루는 언론과 집회, 결사의 자유를 질서유지와 주민의 안전이 보장되는 한 허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공화당의 입장에서 벗어나 예외적으로 찬성투표를 한 최석호 의원은 “시가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아침에 모여서 밤 10시면 해산해야 되는 번거로움이 지속된다. 이 과정에 물리적인 충돌도 있을 수 있을 것 같아 이를 방지하자는 차원에서 찬성하게 됐다”고 전했다.
어바인시는 지난 25일부터 15일 간 한시적으로 어바인 시청 앞 잔디밭에서 시위대의 밤샘야영을 허용하기로 하고 오는 11월9일 대책회의를 소집해 시의 입장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어바인시 법령에 따르면 시위는 밤 10시 이전에 자진 해산해야 하며 이를 어길 경우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될 수 있다.
<신정호 기자> jh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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