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에서 거주하며 애완견을 키우는 유권자들이 새로운 이익집단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애완견 주인들이 모인 단체들이 다음달 8일에 치러지는 선거에 출마한 특정 시장 후보를 지지선언하는 한편 후보들도 이들 단체에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비싼 집값 등으로 샌프란시스코는 젊은 가정이 살기 힘들다는 뜻으로 “어린이보다 강아지에 더 친화적인 도시”라는 농담섞인 이야기가 전에도 있었지만 SF의 일부 애완견 용품점에서 “이 시대의 아이는 개(Dogs are the new kids)"라는 글씨가 쓰여 있는 티셔츠(사진)가 판매되는 등 개를 더 선호하는 문화가 실제로 확산되고 있는 점은 감안하면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다.
애완견 단체들이 정치화되는 데 발화선이 된 것은 지난 2월 국립공원관리국이 “크리시 필드, 오션 비치, 포트 펀스턴 등 SF 내 국립공원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애완견을 풀어놓을 수 없다”고 결정하고 목줄을 사용하는 것을 의무화한 결정이었다.
이러한 결정에 반발해 원래 동호회 성격이었던 동네 모임들이 “개 주인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SF를 만들자”며 정치활동위원회(PAC)로 등록하고 특정 정치 사안과 관련해 후원금을 모금하는 등 정치력 신장을 위해 발을 벗고 나서기 시작했으며 시의원 등 시정부 선출직 인사들이 애완견을 키우는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국립공원관리국에 앞다퉈 항의하는 등 벌써부터 ‘도그 로비(dog lobby)’가 누구도 무시 못할 집단이 된 것이다.
한 애완견 권익 ‘활동가’는 “앞으로 애완견을 키우는 유권자들의 요구를 옹호한다고 해서 당선되는 후보가 안 생길지 몰라도 애완견 주인들의 권리를 무시하는 후보가 낙선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SF위클리 인터넷판이 2월 15일 보도에서 데이빗 추 시의회 의장이 일부 시립공원에서 목줄 사용 의무화를 지지하는 듯할 발언했다 애완견 단체들이 크게 반발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추 의장이 민감한 이슈를 잘못 건드렸다고 지적, “개와 관련된 사안은 폭발력이 있다”고 썼다.
한편 11월 8일 시장 선거와 관련해 애완견 모임의 연합체인 애완견정치활동위원회(DogPAC)가 진보성향의 존 아발로스 후보를 지지선언하기로 지난 14일 공식 결정했다.
<서반석 기자> seobs@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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