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검찰, “스위스 계좌 송금관련 수사 종결”
김경준 전 BBK 투자자문 대표가 ‘이명박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 2008/1/25>
미국 연방검찰이 횡령죄 등으로 한국 교도소에 수감 중인 김경준 전 BBK 투자자문의 미국 회사 스위스 은행계좌에서 지난 2월 한국의 (주)다스로 140억원(약 1,300만 달러)이 송금된 거래 내역을 수사한 결과 관계자들에 대한 사법처벌 없이 사건을 종결한 것으로 드러났다.검찰은 지난 3일 연방켈리포니아중부지방법원에 제출한 ‘법정 명령에 따른 스위스 은행계좌 수사 진척 현황 추가 보고서’에서 "현재 수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no active nvestigation
underway)고 밝혀 사건이 종결됐음을 확인했다.
검찰 보고서는 민사법원에서 김씨와 김씨 가족 및 관련 회사들의 자산에 대한 저당권 소송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2월1일 김씨가 대표로 있는 ‘알렉산드리아 인베스트멘트스 유한책임회사’(Alexandrria Investments LLC)의 스위스 은행계좌에서 채권 회사들 중 하나인 (주)다스로 돈이 송금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오드리 B 콜린스 판사가 5월2일 수사를 의뢰함에 따라 제출된 것이다.
콜린스 판사의 요청을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수사 진척 현황에 대해 7월25일 비공개, 26일 민감한 내용을 삭제한 공개 보고서를 법원에 각각 제출한 바 있다.그러나 콜린스 판사는 지난 1일 저당권 소송 진행 과정에서 김씨측 관계자들이 검찰 수사를 이유로 내세워 문제의 송금과 관련 묵비권을 행사하는 것에 대해 검찰의 수사가 이미 중단됐음을 ‘확신’(assure) 해주려는 이유로 검찰에게 수사 진척 현황 추가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명령했다.
콜린스 판사는 구체적으로 검찰이 ▲‘알렉산드리아’의 스위스 계좌에서 ‘다스’로 돈이 송금된 거래에 대해 관계자들을 기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는가의 여부와, ▲사건 수사를 종결했는가의 여부를 늦어도 5일 이전에 보고서를 통해 밝히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3일 법원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정부(검찰)가 법원에 이전 제출한 보고서에서 명시했듯이 이번 사건 수사는 상당한 부분의 관련 증거가 ‘변호사와 의뢰인사이의 비밀보장 특권’을 포함한 ‘(비공개) 특권에 해당되는 것들’임은 물론 거래의 국제적 성격 그 자체
와 스위스 정부 관리가 거래에 직접 관련됐다는 사실로 인해 상당한 어려움이 따랐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어 “이러한 상황을 근거로 정부는 현재 수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까지는 기꺼이 공개 한다”고 밝혔다.검찰은 “그러나 이는 정부가 사법처벌 가능성이 보이는 추가 증거에 대해 알게 될 경우 수사 재개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입장을 알리는 것은 아니다”며 “또 정부가 이번 소송 (또는 문제
의 송금)과 관련된 진상파악에 묵비권을 행사하는 관계자들에 대한 ‘소추면제’(immunity)를 추구하거나 부여할 입장을 알리는 것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는 검찰이 법원 요청에 따라 김씨 관련 스위스 계좌 송금에 대한 수사가 일단 종결됐다는 사실을 수사 대상 관계자들에게 하는 수 없이 확인해주는 반면 사법당국으로서 추후에 범죄 행위 여부가 드러날 경우 관련 사건을 다시 수사해 위법혐의자들을 기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열어 놓은 것이다. 미국 헌법 수정 5조는 “그 누구도 형사 사건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강요당할 수 없다”고 규정해 개인에게 사법 당국의 범죄수사에 맞서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이는 검찰이 김씨 관련 스위스 은행 계좌의 송금에 대한 수사를 전개하고 있는 한 김씨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민사소송에서도 문제의 송금에 대한 법정 진술에 묵비권 행사를 가능케 한다.실제로 김씨와 김씨 가족 및 관련 회사들을 상대로 미국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371억 원
(3,000만∼3,700만 달러) 배상금 판결을 받아낸 한국의 ‘옵셔널 캐피탈사’(Optional Capital, Inc)가 법정판결 집행을 위해 5월10일 김씨의 부인을, 7월26일 김씨의 누나를 상대로 각각 ‘패소 채무자 신문’을 실시했으나 당사자들의 묵비권 행사로 문제의 스위스 계좌 관련 내용이 신문 제외 대상이 됐다.
법원은 이 같이 문제의 스위스 계좌 관련 송금 내역 파악에 관계자들의 묵비권 행사가 걸림돌로 작용하자 검찰에게 이례적으로 수사 대상자들에 대한 수사 종결 사실을 공개토록 명령한 것으로 풀이된다.따라서 검찰이 이번 보고서를 통해 수사 종결 사실을 밝힌 것은 사건 관계자들의 묵비권 행사에 대한 법률적 근거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하는 것이기도 해 문제의 스위스 계좌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조만간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일 기획취재 전문기자> yishin@koreatimes.com
’옵셔널 캐피탈’ 에리카 김 징계 신청계획
"스위스 계좌 정보 넘겨줄것" 명령 이행 안해
‘옵셔널 캐피탈사’는 1일 미 연방법원에서 진행된 김경준씨와 김씨의 가족 및 관련 재산 저당권 소송 공판에서 김씨의 누나 에리카 김과 변호사 에릭 호니그에 대한 구금 징계 조치를 청구할 계획을 공식 통보했다.‘옵셔널’은 이날 오드리 B. 콜린스 판사가 김씨와 ‘알렉산드리아 인베스트멘트스 유한책임회사’를 상대로 스위스 은행 계좌 관련 정보를 ‘옵셔널’에게 넘겨주라고 명령했음에도 불구하고 명령이 이행되지 않았다고 밝히며 법원이 에리카 김과 호니그 변호사를 법정모독으로 징계할 것을 요구하는 신청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콜린스 판사는 6월20일 김씨와 ‘알렉산드리아’가 스위스 은행 계좌와 관련 ▲지난해 12월1일∼올해 6월20일의 모든 고지서들과 ▲은행 계좌에 서명 권한이 주어진 모든 관계자들의 신원을 기록한 은행서류들을 30일 이내로 ‘옵셔널’에게 제출하라고 명령한 바 있다.판사의 명령은 저당권 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김씨가 대표로 있는 ‘알렉사드리아’의 스위스 은행 계좌에서 거액의 돈이 인출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공판에 앞서 소송 관계자들이 지난 달 28일 법원에 제출한 ‘재판진척현황합동보고서’(joint status report)에 따르면 김씨와 ‘알렉산드리아’는 오드리 판사가 명령한 관련 자료롤 ‘옵셔널’측에 제출하지 않았다.
보고서에 첨부된 김씨의 ‘서면진술’은 김씨 자신이 스위스 은행계좌 기록을 요청할 수 있는 유일한 장본인이며 구치소에서 법원 명령을 전달 받고 즉시 우편으로 스위스 은행에 관련 기록을 요청했으나 언제 기록을 받게 될지는 모르고 기록을 받는 즉시 변호사를 통해 제공하겠다는 내용이다.
에리카 김과 호니그 변호사 역시 ‘알렉산드리아’의 스위스 은행계좌 기록은 김씨만이 얻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그러나 ‘옵셔널’의 ‘서면진술’은 김씨뿐만이 아니라 ‘알렉산드리아’의 경영에 깊이 관여한 에리카 김과 회사를 변호한 호니그도 쉽게 스위스 은행계좌 관련 기록을 ‘옵셔널’에 넘겨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김씨와 함께 기록 제공을 거부하고 있다며 법원이 법정명령 이행을 위한 구금 징계 조치를 취하는데 있어 김씨는 이미 수감된 상태이기에 효력이 없으므로 에리카 김과 호니그 변호사를 구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옵셔널’은 그러나 이들에 대한 구금 징계 조치를 언제 법원에 청구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한편 콜린스 판사는 1일 공판에서 호니그 변호사에게 김씨와 접촉해 김씨가 이번 사건이 종결될 때 까지 ‘알렉산드리아’의 스위스 계좌에 예치돼 있는 돈을 법원 계좌에 예치할 것에 대한 입장을 명백히 확인해 결과를 45일 이내로 법원에 서면 제출토록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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