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을 좋아하고 물 또한 좋아한다. 산에는 나무가 있고, 산새가 있고, 야생화가 있어 찾아가다 보니 산에 오르게 되어 더불어 산이 좋고, 물에는 물새와 조약돌과 물고기가 있어 발을 담그고 여느 때는 낚시를 드리우다보니 또한 물이 좋다.
한국에서 비교적 키 작은 나무들과 꼭 산에 가야 나무들을 보아 오다가 몇 년 전 미국으로 와 미국 산들의 거대한 나무들과 집주위의 어디를 가던 볼 수 있는 웅장한 나무들에 나의 관심의 더욱 극에 이르렀다. 아주 가까운 거리나 공원에서도 시간만 나면 대할 수 있고 또 매주 토요일은 산과 함께 하는 날로 정하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산을 찾았다.
논어의 옹야(雍也)편에 보면
지자요수 인자요산 지자락 인자수(知者樂水 仁者樂山 知者樂 仁者壽)즉, “지자는 물을 좋아하고 인자는 산을 좋아한다. 지자는 즐기고 인자는 오래 산다”로 해석되지만 이것을 어순(語順)해석 보다는 성어적(成語的), 시문적(詩文的 )해석으로 하면 “지자(知者)와 인자(仁者) 즉, 지성인(知性人)은 산수(山水)를 좋아해서 그 자연의 섭리(攝理)를 사랑한다. 그리고 그 지성인(知性人)은 낙천적(樂天的)이여서 오래 산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좋겠다. 나는 지자나 인자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접근은 하려고 애 쓰는 사람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래서, 나는 시간만 나면 가까운 산과 공원에서 나무와 강과 호수를 찾는다. 늘 반갑게 맞아주는 수많은 잔물결 위에 물새들의 숨결을 들을 수 있으며, 각각의 모양새와 아름다움도 일 년 내내 공짜로 소유할 수 있다. 하기는 많은 사람들이 자연을 즐기고 배우기 위해서 산과 물을 찾는다. 그래서 이들이 비껴간 자리마다 행복의 향기가 흐르고, 자연의 신비함에 감탄하며 나뭇가지에 남기고 간 옛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다.
강과 호수에는 물 파장 위에 떨어진 은빛 햇살이 있고, 푸른 숲을 흔드는 정다운 바람이 살고 있다. 또 밤새껏 풍겨 나온 맛있는 공기가 오가며 반가워하는 이웃의 곤충들 향기와 새들의 사랑스런 지저귐이 빛나고 있다.
사람들은 어찌된 것인지 물가에서 나무 그늘에서 사랑을 하고 싶어 한다. 티 없이 맑은 물에 전염되지 않은 싱싱한 진리가 숨어있고 사랑과 낭만을 느낄 수 있으며, 인생을 토로(吐露)할 수 있고,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으며, 나무에게서 덕을 배우고 진실을 나누기에 적합했기 때문인 것 같고, 물과 산과 숲이 있어 아름다운 바람이 있고 인간을 두려워 않는 새들과 물고기의 진실을 엿들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대낮의 졸음이 휘몰아치면 편안히 누워 조용히 쉴 수 있는 그늘도 만들어 준다. 여기에는 단잠을 해치는 시끄러움도 몸을 간질이는 햇살도 없는 그야말로 달콤한 한 때의 피로를 씻을 수 있는 숲이 너무 많다.
숲속 길 걷기, 일광욕, 낚시, 보트 이런 일연의 낭만의 개체들이 모임과 해산 속에 하루 일과가 지나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와도 이런 낭만은 계속되는 자연을 대한다는 즐거움이 무엇에 비길 만하겠는가.
노을이 지고 어둠이 덮이기 시작하면 땅에 닿을 듯 낮게 쏟아지는 별들의 반짝임은 자연을 잃은 방랑자의 길을 안내하는 듯 황홀감이 어둠을 밝혀준다.
호수에 드리운 상큼한 숲의 형상, 그 위에 도열해 선 나무들의 향기들. 그 향기를 빨고 있는 물오른 야생화들의 광란(狂亂)은 여기가 천국임을 오인케 하는 황홀경 그대로였다.
조물주가 만들어 준 자연 그대로의 형상을 오래 또 깨끗이 보존하는 국민성이 너무 자랑스러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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