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터뷰 부시행정부 시절 법률고문 잔 유 UC버클리 교수
UC어바인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잔 유 교수가 포즈를 취했다. 그는 남북통일은 연방제 통일이 가장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독일식 통일은 남한에 많은 부담
햇볕정책은 실수, 북 체제 유지 도움”
전 조지 부시 행정부 법률 고문이었던 잔 유(44) UC버클리 법대 교수가 남·북한 ‘연방제 통일’을 제안했다. 지난 21일 UC어바인에서 열린 ‘한·미 법률의 날’ 컨퍼런스 주 강사로 나섰던 잔 유 교수는 이날 행사 후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남한과 북한의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현재로써는 ‘연방제 통일’이 적합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유 교수가 주장한 연방제 통일은 한 국가 내 두 자치 정부가 공존하면서 경제, 교통, 국방 등 연방정부가 책임지고 남·북한 자치 정부가 정치 및 로컬 이슈를 책임지는 형태다.
유 교수는 “정치는 로컬 정부에 맡기도록 하면 된다”며 “그렇게 되면 남·북한 로컬 자치 정부는 로컬 이슈에 대해 책임질 수 있다. 남·북한의 현격한 사회, 문화, 경제 차이를 고려할 때 이는 훨씬 수월한 방식의 통일이 될 것이다. 미국식 연방제와 이라크의 연방제도가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아울러 “한국은 하나의 민족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연방제가 적합할 것이다”며 “독일식 통일은 남한에 많은 부담감을 안겨주게 된다. 연방제식 통일은 양측의 사회적 이슈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 ‘북한 정권의 권력 포기’가 먼저 실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교수는 “연방통일제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현 북한 정권이 권력을 포기해야만 한다”며 “이는 평화적 통일을 위해 실행되어야 하는 필수조건이다.
현 북한 정권의 권력포기 후에는 양 측이 연방국가로서의 통일에 대해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잔 유 교수는 “전 김대중 정부시절의 ‘햇볕정책’은 실수(mistake)였다”고 주장한 후 “현 북한 정권 체제 유지를 오히려 도와주는 역할밖에 하지 않았다. 또한 중국이 계속해서 북한 정권 유지를 도와주는 한 통일은 계속해서 지연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면 미국 정부는 연방제 통일을 지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지난 2001~2003년에 부시 행정부 법률고문 시절 테러와의 전쟁에 있어 테러 용의자에 대한 가혹행위가 정당하다는 골자의 ‘고문메모’를 작성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유 교수는 이날 인터뷰에서 고문메모에 대한 자세한 언급은 피하면서 대신 미국 정부의 ‘관타나모 베이 수용소 운영’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유 교수는 “아직까지 대다수의 미국인들이 이를 지지하고 있다”며 “정권 초기시절 이를 폐쇄하겠다고 다짐했던 오바마 정부도 이를 어쩔 수 없이 폐쇄를 못하고 있다.
미국인 3,000여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다. 부시 행정부의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1993년부터 UC버클리 법대에서 가르치기 시작한 그는 “처음 이 학교에서 가르치기 시작할 무렵에는 한인이 나밖에 없었다”며 “그런 면에서 개척자라고 생각한다. 한인으로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나 자신이 미국 안보에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은 분단국가인 한국 출신이라는 점 때문이다”고 말했다.
■ 잔 유 교수는
지난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나 3개월 후 미국으로 이민, 필라델피아 지역에서 자랐다. ‘에피스코팔 아카데미’(사립고교)를 나와 하버드 대학에서 ‘미국 역사학’(학부)을 전공했고 예일 법대를 졸업했다.
UC버클리 법대 교수로 일하면서 1995년부터 1996년까지 연방 상원법사위원회 소속 위원으로도 활약한 바 있는 그는 ▲미국 외교정책 ▲미국 헌법의 ‘권력과 연방분리’주의 ▲국제법 해석이 그의 전문분야다.
그가 2003년 작성한 ‘고문메모’는 부시 행정부에 법적 근거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009년 약 6개월 간 채프맨 대학에서 강의한 바 있다.
부인 엘리사 아넷과 결혼했으며 자녀는 없다. 전 CNN 기자이자 베트남 전쟁 AP 종군기자로 활약하며 지난 1966년 퓰리처상을 받은 피터 아넷이 그의 장인이다.
<이종휘 기자>
john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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