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일원의 수은주가 연일 100도를 오르내리는 찜통 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이제 절기는 초복을 지나 중복이 얼마 남지 않은 연중 가장 무더운 삼복 절기이다.
찜통 더위가 사람들의 나들이를 졸이게 하고 특히 노약자나 어린이들은 주의를 기울이게 한다. 어쩌면 심한 더위 때문에 잠시 짧은 휴식을 취하게 한다. 이 짧은 휴식이 얼마나 달콤한지, 우리 나라 한자 성어에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는 말이 있다. 더울수록 뜨거운 것으로 더위를 이긴다는 말인데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은 이 삼복 더위에 삼계탕이나 보신탕을 즐겨 먹었다. 여름에 뜨거운 탕을 먹으면 우리 몸의 땀구멍은 땀을 뿜어내기에 바쁘다. 거기에 매운 풋고추에 된장을 찍어 씩씩거리며 매운 것을 참으며 맛 있게 먹는다.
세계 민족 중 이렇게 더운 여름에 뜨겁고 매운 것을 잘 먹는 민족도 없을 성싶다. 대중 목욕탕 속에서 뜨거움보다 ‘어! 시원하다’라는 말을 하며 땀을 뻘뻘 흘리며 즐기는 민족도 아마 우리 민족 밖에 없을 성싶다. 거기다 요즘은 찜질방, 황토방, 맥반석방, 숯가마방, 온갖 뜨거운 방은 다 갖추어 놓고 거기에서 진땀을 빼며 그것도 시원하다고 느끼는 민족도 우리 민족 밖에 없을 것이다.
36년 동안 일제의 사슬에서 압박과 설움을 당해도 끈질긴 견딤과 모진 인내로 버텨 내어 해방을 이루어 내었는지도 모른다. 아무리 무더운 더위라도 우리의 식탁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 땡볕을 견디며 자라고 있는 채소와 과일처럼 이 폭서에 우리 교포들도 생활 현장(세탁소, 캐리아웃)에서 땀을 비 오듯 쏟아내며 진액을 흘리면서 더위를 견디며 인내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분들의 노고를 생각하면서, 이제는 교포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고 칭찬하고, 도와주고, 격려하는 아름다운 풍토가 조성되었으면 좋겠다. 이 혹서(酷暑)에 칭찬과 위로와 격려 보다 더 좋은 보약은 없을 성싶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일터에서 교포사회에서 이런 사랑의 보약을 서로 주고받는다면 바로 이것이 ‘천국’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노진영/ 글렌버니,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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