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의 또 한 형태는 핵융합 에너지의 응용이다. 태양이나 다른 큰 천체들의 내부는 중력에 의해 수 억 도의 초고온이나 수천억 기압의 초고압상태로 되어 있어서 수소등 질량 낮은 원소의 원자핵들이 두 개 혹은 그 이상의 핵들이 함께 뭉개져 한 덩어리가 되어 질량 높은 원소의 원자핵들로 변한다. 이러한 핵반응을 “핵융합”이라 한다. 핵융합 후 소량의 질량손실이 생기는데 이 손실질량이 아인슈타인의 공식 (E=mc2)으로 계산되는 막대한 에너지로 나타난다. 가장 가벼운 원소인 수소는 그 핵이 양성자 하나로 구성되어 있다. 4개의 수소 핵이 융합하여 양성자, 중성자가 2개씩인 헬리움의 핵으로 변하며 0.7%의 질량손실이 일어난다 한다. 이러한 핵융합이 태양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으며 그 손실된 질량이 태양열과 태양광의 에너지로 방출되는 것이다.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달성하기 쉬운 핵융합은 수소의 동위원소인 중수소(양성자, 중성자 하나씩 있음)와 삼중수소(중수소보다 중성자가 하나 더 있음)의 융합이다.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융합하여 양성자, 중성자가 두개씩인 헬리움이 생기고 강력한 운동에너지를 지닌 중성자가 하나 튀어 나오는 데, 그 운동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다시 전기에너지로 변환될 수 있다. 중수소가 수소 대신 들어 있는 물을 “중수”라 하는 데 바닷물의 5천분의 1이 중수이기에 얻을 수 있는 중수소의 량은 거의 무진장이라 하겠다. 그러나 삼중수소는 리치움을 핵분열 시켜 얻어야 하는 데 전 세계적 리치움 매장량이 950만 톤뿐으로 전량 핵융합 발전에만 사용할 경우, 현재 지구인구 1인당 매일 10kWh의 전력소비를 허용한다면 1000년 정도 지속가능하다 한다. 그러나 바닷물 중에 0.17ppm (1 ppm=100만분의 1) 농도로 녹아 있어서 1인당 전력소비가 10배정도 늘어도 현 지구 인구가 100만년 이상 쓸 수 있다 한다. 중수소-삼중수소 대신 중수소-중수소 융합방식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인구가 지금의 10배가 되고 1인당 매일 전력소비가 3만kWh로 늘어도 100만년 지속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한다.
핵융합반응을 지구상에 재현 응용하는 아이디어는 핵융합의 과학적 근거가 알려진 초기부터 있어왔다. 핵분열, 핵융합 에너지의 첫 응용은 원자탄, 수소탄들이다. 원자탄이 개발된 후 10년 안밖에 핵분열을 응용한 발전용 원자로가 나타났으나, 수소탄이 개발된 지 60년이 지난 오늘날 아직도 발전용 핵융합 원자로는 실현되지 않고 있다. 1970년대에 “30년 후에는 적어도 서 너 가지 형태의 상업용 핵융합형 원자로가 실용화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 돌았지만 지금도 “20년” 혹은 “30년 후에나” 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렇게 개발연구가 더딘 것은 핵융합에 필요한 온도나 압력조건이 너무도 가혹하여 핵융합조건을 달성하는 대 필요한 에너지양이 지극히 높고 또 그 조건의 안정적 지속이 지극히 어려운 데 있다는 것이다.
발전용 핵융합로로 현재 실현가능성이 가장 큰 방법은 소련핵개발 칼럼에서도 언급된 토카막(Tokamak) 방식이다. 반지 형의 강력한 전자석들이 원형으로 빙 둘러 서있고 구경이 큰 튜브가 전자석들의 중앙을 도넛 형으로 관통하는 구조이다. 고온의 이온(전자가 분리되어 있는 원자)들로 구성된 수소 플라즈마가 튜브 속에 흐르며 전자석들이 일으키는 자장에 의하여 압축되어 핵융합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국제 협력으로 건설되는 국제 열 융합 실험로 (ITER)도 그 형태를 취하고 있다. 또 다른 방법은 수소연료가 내장된 공 모양의 연료구에 입체구심형으로 배열된 초강력 레이저빔들을 동시 발사할 때 표면에서 발생하여 중심 쪽으로 압축되는 충격파에 의하여 극초소형의 수소탄처럼 핵융합반응을 일으키는 방식이다. 리버모어연구소에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레이저로 구성된 국립점화시설(National Ignition Facility, NIF)이 준공되어 있으나 상업용 발전로로 이어지기는 다시 요원한 시일이 필요할 것이다.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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