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제16회 미주한인체육대회가 24일부터 2박3일간의 일정을 모두 끝냈다. 대회를 치르느라 집행부는 고생했겠지만 이번 대회를 접한 느낌은 씁쓸함과 무능함을 보인 2막3장의 막장 드라마를 보는 듯했다. 재미대한체육회 지도부의 양분사태로 처음부터 초라한 대회는 예정된 듯했다. 아니나 다를까 24일 개막식을 앞둔 시점에 열린 임시대의원대회에서 그 징조는 여실히 나타났다. 이날 임시대의원대회에서는 수영을 비롯한 5개 협회장에 대한 대의원 자격을 박탈한다는 결의와 함께 종합점수 채점을 통한 순위를 집계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대회 마지막 날에는 대의원 서면결의를 통해 이를 번복하는 무책임하고 근시안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한 김흥배 미주체육회장은 이번 체육회 사태와 관련 장귀영 전 회장에 대해 비난하는 내용을 개막식 인사말에 넣어 대회에 참석한 1.5세나 2세들에게 보여주지 말아야 할 모습을 보여주는 등 참석 선수단의 빈축을 샀다. 행사 운영에도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집행부는 대회 상황실조차 마련하지 못해 홍보부스로 만든 천막 안에서 상황실을 운영하는가 하면 첨단전자시대에 컴퓨터도 없이 수작업으로 메달집계와 지역별 순위를 메기는 원시적인 모습도 보여줬다. 이밖에 참가선수가 한 명 밖에 없는 경우 금메달을 달라고 해서 받아오는 경우도 있는가 하면 경기 당일 종목을 추가 혹은 제외하기도 했으며 경기 참여도 당일 신청해서 메달을 획득하거나 점수를 얻는 방법도 부지기수였다. 한마디로 고인이 된 코메디언 배삼용씨가 웃으며 벌떡 일어날지도 모를 최고의 코메디를 연출한 것이다.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미주체전의 무용론까지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다. 하지만 미주체전은 한인들의 자긍심이기에 계속되어야 한다. 미국에 살고 있는 소수민족 중 유일하게 미 전역을 대상으로 펼쳐지는 행사인 만큼 1세들에게는 대동단결의 계기를 마련하고 1.5세나 2세들에게는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각인시키는 행사가 되어야 한다. 차기 미주체전이 어느 지역에서 개최될 지 모르겠으나 차기 집행부는 무더위로 인해 온몸이 땀 범벅이지만 종횡무진 운동장을 뛰어다니는 축구선수들의 열정과 모습을 조금이라도 닮아가길 기대해 본다.
<이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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