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 해산하는 큰 애를 위해 친구들이 여는 베이비사워에 초대되었다 .3년 전 갔다온 브라이덜 샤워도 여자들만의 모임이었는데, 별 특별한 주제없이 그저 모여서 함께 먹으며 즐겁게 얘기하고 선물 푸는 파티이리라. 그래도 그곳에 가서 꼭 내 자리는 채우고 싶었다. 남기고 갈 남편에게 미안하여 하루 전날은 극장에 같이 가고 떠나는 날은 갈비도 구워 주었다.
오랜만에 두 딸을 만날 수 있다는 설레임으로 밤 11시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이른아침 뉴욕에 도착하니 엘에이에서 먼저 도착한 작은애가 날 기다리고 있었다. 정오에 시작된 파티는 출산을 앞둔 임산부와 곧 태어날 아기를 위해 맘껏 행복을 기원하며 축하해 주려는 따스한 친구들의 마음이 들어 있는것 같았다. 예전에는 베이비샤워는 없었어도 나 또한 젊은 시절에 아이를 가지고 얼마나 설레고 좋았던가?
어느새 세월이 이리도 빨리 흘렀던가. 그동안 항상 내가 인생에서 주인공인줄로만 알았는데 서서히 구세대로 물러나고, 저들이 이제는 주인공이 되어 신세대를 열고 그들의 자식들을 키워갈 것이 아닌가. 돌아올 때 공항에 늦게 도착한 데다 설상가상으로 수색까지 당하기는 난생처음이었다. 공항직원이 날 잡아다가 체크하며 금속물질이 있는지 물어 없다 해도 두 사람이나 달려와 탐지기로 이리저리 쓸어내린 후에야 풀려났다.무사히 탑승은 했으나 너무 뛴지라 내심장이 비행기의 엔진소리와 함께 덜덜거리고 있었다 .조금 자다가 일어나니 내 옆에 앉은 분이 이게 네것 이냐며 묻는다. 그것은 내가 파티에 갔을 때 예쁘게 머리를 손질한다고 포니테일위에 올려놓았던 인조머리였다. 급히 탑승하느라 미처 챙기질 못했는데 기내에서 졸다가 그만 흘러내린 것이 아닌가.
당황하여 얼른 잡아 쥔 가발에서는 금속핀들이 만져졌다. 곧이어 검열대 에서의 장면이 떠올랐다. ‘이정도면 내가 수준급이구나!’ 뉴욕공항에서 수색대원들의 눈도 날 잡진 못했네.내가 밤 9시에 샌프란시스코 공항을 나오기까지 소요된 전체 여행 시간은 모두 22시간이었다. 시간에 쫒기어 해프닝도 있었으나, 내가 건강하여 이렇게라도 내 임무를 수행했다는 게 기뻤다.아침에 친구에게 이야기하니 자기는 엘에이여행도 당일에 엄두를 못 낸다며 나더러 한 극성이란다. 그리고 우리 나이는 이제 지는 해라며 제발 좀 얌전히 있으란다.“아니야, 난 아직 지지않을래, 아직 중천에 걸려있단 말이야!” 우리는 같이 웃고 있었다.
(아여모 북가주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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