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날이란 봄날의 하루를 정해 어머니에게 효심을 표하는 날이다. 한 미국여성(Anna Jarvis)이 작고한 어머니에게 바쳤던 카네이션 꽃을 상징으로 1912년에 시작한 어머니날은, 숨 쉬는 세상사람 모두에게 어머니를 생각하게 만들어 효행하게 하는 날로 번져가고 있다.
나라마다 기념하는 날과 효심을 표하는 방법은 매우 다르다. 미국을 포함한 76개국의 어머니날은 매년 5월 둘째 일요일이고 한국과 알바니아(Albania)는 어머니날 대신 5월 8일을 어버이날로 기념하고 있다. 미국의 어머니날은 꽃과 선물이 불티나게 팔리고 외식하는 날이지만, 독일의 어머니날은 출산을 많이 한 어머니에게 상을 내리는 날이고, 이스라엘은 유치원 어린이들에게만 있는 날이다. 어머니에게 드리는 꽃도 나라마다 다양해 중국은 백합화로 일본은 장미꽃으로 카네이션을 대신한다.
세상 어머니들은 오직 자녀들을 위한 사랑과 희생의 모성애로 한 세상을 사신다. 그래서 어머니들은 그날만이라도 꽃과 선물로 존경받아야 마땅하다.
모성애가 어머니의 원래 모습이라면 세상에는 그보다 더 깊은 사랑을 지닌 천사와 같은 위대한 어머님들이 있다. 전쟁터에서 전사한 자식을 가슴에 품고 사시는 어머니, 폭탄이 난무하는 전쟁터에 자식을 보내고 가슴 졸이는 어머니, 자식의 학비를 위해 밤을 지새워가며 일 하시는 홀어머니, 집을 떠나 소식조차 없는 자식을 기다리는 탕자의 어머니등등. 이 위대한 어머니들에게 어찌 꽃 한 송이로 그 고마움의 모두를 표현 할 수가 있겠는가?
위대한 어머니와는 반대로, 근대사회에는 카네이션마저 받을 염치조차 없는 어머니의 모습도 허다하다. 자식을 고아원에 위탁한 사생아의 어머니, 술이나 마약에 중독된 어머니, 자식을 마마보이로 만든 어머니, 도박과 마약으로 가정을 뛰쳐나온 어머니들까지 합치면 수없이 많다. 이런 어머니들에게 어머니날은 어미의 책임이 무엇인가를 스스로 깨닫게 하는 날이 되어야 할 것이다.
산업사회에는 농경사회와는 달리 여러 모습의 어머니들이 존재한다. 그래서 앞으로의 어머니날은 꽃과 선물을 드리는 하루가 더 연장되어 어머님들의 안이(安易, Repose)와 복지를 염려하는 날이 되었으면 싶다.
어머니날은 변해가는 모자관계를 재인식하는 날이 되어야 한다. 현대사회는 충효사상이 차지했던 유교문화와는 달리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라는 이유로 자식들에게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는 시대에 존재한다. 어미의 사랑은 본능적인 책임이고 은혜에 대한 보답은 자식 된 도리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한 가문의 명예를 위해 온갖 궂은일을 자기의 몫으로 알고, 잘못된 일은 모두 자기 탓이라고 자책하며 묵묵히 사시던 어머니의 상은 더 이상 선망의 대상이 아니고, 자녀들 또한 그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어머니가 여자로서의 향기를 피우면서 당당하게 살지 못하고, 노후에 자식들에게 큰 짐이 된다면 유교사회의 ‘고려장’이라는 수치스러운 모자관계를 피해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
자식은 엄마가 어머니로, 어머니가 어머님으로 변해가는 사이에 자기 가정을 만들기 위해 어미의 품을 떠나는 것이 천리라 하겠다. 어머니의 사랑은 맹조 독수리처럼 새끼들을 엄격한 규율로 훈육시킨 후 자기들의 세상에서 마음껏 날개를 펴고 행복하게 스스로 살아갈 수 있도록 떠나보내는 것이다. 최소한 “손발을 움직여 먹을 것을 얻으며, 눈은 선악을 구별하게 하고, 머리는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인간다운 인간이 되도록” 가르치는 강직한 삶의 엄격한 교사가 되는 일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옳은 효행이란 어미의 품을 떠나기에 앞서 “아비의 훈계와 어미의 법을“ 마음에 단단히 새기고 몸에 익히는 것이다.
빠르게 변해가는 현대사회의 어머니날은 단지 어머니를 기리는 날만은 아니고 다양한 모자관계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 계기가 되고 또한 강직한 모성애를 염원하는 날로 성장했으면 한다.
기독교인의 과외공부(2010)의 저자
yonghob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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