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부활의 계절. 소생의 계절, 희망의 계절이다. 말랐던 가지마다 참새 혓바닥 같은 새순들이 돋는가 했더니 시나브로 봄꽃들이 연우(煉雨) 속에 발랄한 생기를 머금고 활짝 호들갑을 떤다. 벌써 벚꽃 잔치를 마친 앵화(櫻花)는 얇은 연분홍 꽃잎을 다 털어버렸고, 봄소식을 안고 일찍이 찾아 왔던 목련꽃도 순결하고 탐스럽던 고운 자태를 화장(花葬)하며 고별(告別)한다.
곧 가정의 달인 5월도 다가온다.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이런 이름 있는 날을 맞을 때는 가정에서 소외된, 노인 아파트에 사는 노인들의 마음은 벌써 지나온 세월의 허무함과 영화의 추억들을 새김질하며 사랑하던 짝을 먼저 보낸 상심에 외로움을 느끼게 한다.
이슬비 촉촉이 내리는 4월 16일 토요일 아침 센터빌 중앙장로교회 순연합(비달사순. 좋은 나무. 포도나무. 아카페 7, 9학년. 우후죽순)에서 위문을 왔다. 애난데일에 위치한 에버그린 아파트는 워싱턴 지역 노인 아파트 중에 한인 거주민이 240여 명으로 제일 많은 곳이다. 갖 가지 떡과 음료수 등 여러 가지 음식을 정성으로 마련하여 왔으며 오전 8시부터 거의 2시간 가까이 노래, 춤, 바이올린 등, 학생들이 열심히 준비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으로 노인들의 마음을 즐겁게 했다. ‘고향의 봄’ ‘오빠 생각‘ 등, 동요를 합창할 때는 모두 어린 동심으로 돌아가 손뼉 치며 한 목소리로 목청을 다하여 즐겁게 불렀다. 흥에 겨운 노인들은 앞에 나가 덩실덩실 춤을 추며 마이크를 잡고 흘러간 옛 노래를 부르며 그동안 가슴 깊이 파묻어 두었던 수심을 다 토해내는 것 같았다.
마지막엔 위문을 온 젊은이들이 노인들의 사이사이에 끼어 앉아 서로 끌어안고 “사랑의 주님이 날 사랑하듯 나도 너를 사랑하며 섬기리...” 남녀노소 가슴으로 찬양할 때는 오늘의 경로위로 잔치가 너무 큰 의미와 위로로 하나님의 사랑에 감사를 드리게 했다.
에버그린 아파트 노인 모두 경로위문을 와 주신 중앙장로교회 순 모임 여러분께 진심으로 고마움을 마음에 담아 감사하며 이런 사랑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영광의 감사를 드렸다.
밖에는 사랑의 단비가 4월의 꽃잎위에 보슬보슬 조용히 에버그린 아파트 화단에 내렸다. 우리 메마른 노인들의 심령에도 봄비 같은 은혜의 단비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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