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지난 22년간 북한의 핵개발 저지를 위해 노력했으나 북한이 경제원조만 받은 채 합의 파기를 함에 따라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21일 샌프란시스코 평통자문위원회(회장 김이수)가 통일아카데미 마지막 강연회에서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장관은 ‘대북한 핵 협상 22년의 회고와 전망’이라는 주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팔로알토에 위치한 유태인센터에서 60여명의 평통자문위원들과 한인들이 자리를 함께 한 가운데 열린 이날 강연회는 20여 년간 북한 핵 협상에 깊숙이 관여해온 당사자인 유 장관이 직접 강사로 나와 관심을 더욱 끌었다.
유 전 장관은 이 자리에서 "북핵 문제가 불거진 지난 1989년 이후 22년간의 대부분을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한 협상에 관여해 왔다"며 본인을 소개한 뒤 "북한은 지금까지 약속파기와 벼랑 끝 전술로 주변국의 양보만 받아간 채 비핵화 약속은 저버렸다"며 북한의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북한은 연변 원자로 가동과 관련 핵개발에 대한 포기를 경제원조와 대미관계 개선으로 보상받으려 했었으며 그 기회가 몇 차례 있었다"고 전한 뒤 "그러나 북한 스스로 그 약속을 저버림으로써 미국과의 관계 개선의 기회를 저버렸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이어 "지금도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은 북한의 핵 활동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지난 1994년에는 북한이 IAEA의 특별사찰 요구를 거부하면서 NPT(핵비확산조약) 탈퇴를 천명할 때 한반도에서는 전쟁위험이 고조되기도 했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유 전 장관은 "북한이 보상을 전제로 핵시설 포기하겠다고 밝혀 한국과 미국, 일본 등이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지원을 했음에도 북한은 몰래 우라늄을 추출해서 이미 6-8개 정도의 핵무기를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북한의 이중적 태도를 비난했다.
그는 또 지난 2006년 10월 북한이 대포동2호를 발사하며 핵실험에 들어간 것과 관련 "UN이 제재를 가하자 북한은 자위를 위한 핵실험이라고 말했으나 이제는 아마도 김정은으로 넘어가는 권력 세습을 위해 핵이 꼭 필요한 것이 되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광희 기자>
평통자문위원회 샌프란시스코 협의회의 통일아카데미 마지막 강연회에서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대북한 핵협상 22년의 회고와 전망’이란 주제를 통해 북한 핵문제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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