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우리중의 누군가 사람 사는 세상의 희망을 지피기 위해 거리를 나선다.
마음과 마음에서 연대를 보낸다(백일시위 참여자 후기중).”
지난 3월 1일부터 매일 오후 4시 30분 주미한국대사관 앞에는 적은 수지만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민주후퇴, 경제파탄, 생명경시, 자연파괴, 평화위협”이란 피켓을 들고 이명박 정권의 잘못을 규탄하며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한 시위가 5시 30분까지 1시간동안 열린다.
매일 3~5명의 시위 참가자들이 등장하는 4시 30분부터 대사관 앞에 빛이 들고, 웃음이 이어지고, 인간과 인간의 소통이 이어지며, 민중들의 간절한 요구가 물결치기 시작한다.
전쟁이 아닌 평화를, 죽음이 아닌 생명을, 2%의 가진 자가 아닌 대다수의 서민을 위한 살림을, 파괴가 아닌 나눔을 외치는 작지만 힘찬 울림이 일어난다.
워싱턴의 울림 ‘백일시위’는 한반도의 통일과 남과 북의 공생, 공영, 공존을 위한 소중한 가치는 평화라 말하고 있다. 통일은 화해로 시작한다. 화해 없는 평화는 없다. 평화 없는 통일은 더더욱 없다.
결국 지난 60년간의 다름을 인정하고, 화해하고 평화함으로써 더 나은 한반도를 향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참가자들이 들고 나오는 피켓에는 시도 있고, 다양한 내용들이 들어 있다.
``지금은 결코 꽃이 아니라도 좋아라, 총창뿐인 마음에 과녁이 되어서 소리 없이 어둠 속에 쓰러지면서 네가 흘린 피 방울이 살아남아서 오는 봄에 풀뿌리를 적셔준다면 지금은 결코 꽃이 아니라도 좋아라.”
``4대강의 눈물이 흐르고 있다. 수천 년을 이어온 우리네 강산이 무개념 삽질 속에서 죽어가고 있다. 지금 우리가 지키지 못하면 훗날 우리 아이들이 눈물을 흘릴 날이 올 것이다.” 수많은 국민들이 반대하고, 환경보호자들이 우려를 나타내고 있으며, 전문가들이 비효율성을 강조해도 지금도 4대강에는 삽질이 계속되고 있다.
``대한민국이 진정 공정한 사회가 되려면, 모든 국민이 법 앞에서 평등해야만 합니다. 대기업만 살리고, 중소기업은 배를 곯아야 하는 사회는 절대 공정할 수가 없습니다.”“고려대 출신, 소망교회, 영남 사람만 낙하산, 회전문시키는 인사는 절대 공정한 사회가 아닙니다.”“힘없는 사람과 서민들의 복지예산을 축소, 삭감, 폐지하고 대기업은 감세하는 것은 절대 공정한 사회라 말할 수 없습니다.” 겉으로는 공정사회를 외치고, 서민경제를 외치지만 정책으로 만들어지고 집행되는 것은 그와 정반대의 것들이다.
``대한민국 국격과 위상, 역할을 드높이고 대한민국의 국민이며 자랑스런 해외동포로서의 자부심을 갖게 하는 대통령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는 19일 시위였습니다.” 어느 참가자의 말이다. “이런 일로 대사관 앞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고국 대한민국을 격려하고 힘내라고 외치기 위해서 대사관 앞에 나올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분은 도종환씨의 시를 적어 나온다.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보는 사람도, 관심 가져주는 사람도, 어떤 변화도 없어 보이지만 오늘도 백일시위는 이어지고 있다. 이것이 기도이고, 이것이 이 땅의 울림이기에 그저 묵묵히 즐거운 마음으로 새희망의 불씨를 이렇게 살리고 있다. “민중의 희망과 열망이 우리가 흘린 눈물이 새롭게 돋아나오려 하는 봄의 새싹을 조금이라도 적셔 줄 수만 있다면 그 눈물은 아깝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우리 중 누군가 사람사는 세상의 희망을 지피기 위해 거리를 나섭니다. 질긴 놈이 이긴다는 민중의 한을 믿으며...(어느 참가자의 고백)”
이재수
민주개혁미주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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