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합창단원 모집광고를 보고 오디션을 받은 후 합창단에 가입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첫모임에 나갔다. 낯선 여성들이 미리 앉아들 계셨다. 서먹한 마음으로 제일 뒷줄에 앉아 초조하게 시작을 기다렸다. 상임 노형건 상임지휘자의 소개를 따라 조래현 지휘자님, 반주자님들, 임승쾌 단장님이 인사를 마쳤다.
모인 40여명의 여성들, 방안을 돌아 보니 표정들이 나와 같이 어리둥절한듯. “앞으로 선교의 목적을 두고 열심히 기도하며 익혀야 될 악보는 받으셨죠?” 인자한 미소의 주인공 노지휘자님의 첫 선포였다. 받은 악보를 열었더니 헨델의 메시아!!
지체없이 시작된 연습은 맹렬했다. 조금전 까지도 어리둥절했던 표정들은 사라지고 눈에서 빛이 났다. 얼었다 녹은 생선의 기분으로 질세라 나 또한 열심히 대강 립싱크도 해가며 아는 부분엔 더크게 소리를 지르며 열을 올렸다.
“스톱, 스톱, 스톱!” 세 번의 경고를 무시하고 합창이 계속되자 이번엔 “딱, 딱, 딱!” 하는 소리에 노래가 중단되었다. “하나님은 듣는데 문제가 없으신 분 입니다. 누구 들으라고 소릴 지르십니까?” “메시아합창단의 목표는 많은 음성들을 모아 한 목소리로 올리는 찬양의 기도입니다.”
마치 고슴도치의 모습처럼 온몸에 날카로운 바늘을 바짝 세우고 시작된 여성합창단이다. 하지만 몇번 연습을 통해서 귀한 확신이 섰다. 우리를 꼭 주님의 일꾼들로 사용하실 것을!
이유는 아직은 합창이라기보다 40 여명의 사나운 파도소리가 합쳐진 독창들임에도 기쁨을 잃지 않고 기도로 인내하시며 단원 모두를 격려하고 인도하시는 두 지휘자님, 오선지의 까만 음표를 아름다운 소리로 변장시키주시는 두반주자님, 눈물의 기도로 늘 테두리가 되시는 단장님. 뾰족 뾰족 몸에 꽂혀있는 바늘을 뽑아 혹 누가 다칠까 서로를 신뢰하는 우리 단원들의 진정한 삶을 느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는 뽑아낼 바늘들이 몸에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연습하는 모임을 통하여 하나씩 둘씩 뾰족한 바늘을 뽑아 날카로운 부분을 다져가며 남을 나보다 낫다고 여기는 마음을 발휘할 것을 선포한다. 멀지않은 훗날 몸의 바늘을 다 잃은 40여명의 벌거숭이 고슴도치들의 화음을 상상하니, 하나님의 입가의 미소가 보이며 “내가 너를 택하였노라” 라는 소리가 귓전에 들리때 나의 입술을 통하여 헨델의 메시아속 “할레루야” 가 너무 담대히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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