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한인회가 상존하고 있는 LA지역 한인동포들은 미주 전역에 살고 있는 한인들로부터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런데 샌프란시스코지역 한인회에서는 이보다 더 엄청난 일이 벌어져 아연실색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 2,000여명의 한인들이 참여해 치러진 한인회장 선거가 무효화되어 버렸으며 더 나아가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공탁금마저 선거 무효라는 미명아래 3만 달러씩 각 후보들에게 되돌려주는 일이 일어났다.
참 기가 막힌 개그다. 지금까지 길지 않은 삶 속에서 보고 느낀 개그 중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이 "나, 이 사람! 보통사람입니다. 믿어주세요!"라는 것과 견줄 만큼의 웃기면서도 슬픔이 몰아치는 개그다.
만약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 할지라도 이미 공탁한 돈은 개인에게 돌려줄 수 없다는 생각이다.
어느 나라 법에 혹은 어느 조직의 회칙에 선거 공탁금을, 선거가 무효화 되었다며 출마한 후보들에게 되돌려주는 사례가 있었는가? 공탁금은 당연히 한인회에 귀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내가 무식한 것인지 헷갈린다.
이번 일의 처리를 보면서 ‘혹시나’ 하는 걱정스런 마음도 든다. 만약 SF지역 한인회장 선거에 투표를 한 이들 중 누구라도 이번 일을 문제 삼아 법에 호소할 경우 이번 일을 처리한 이들은 이에 대한 대비책이라도 강구해 뒀는지가 ‘혹시나’에 대한 걱정이다.
또한 이처럼이사회의 결정에 의해 선출된 선관위원장 혹은 이사회가 자기들 마음대로 공탁금을 후보들에게 되돌려주는 것 은 아마도 SF지역 한인동포들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거나 투표장에 가서 자신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이들을 아예 무시한 것이라 볼 수밖에 없다.
또 한 가지 걱정스러운 것은 한인회장이 되고자 하는 이들의 마음가짐이다. 권욱순 후보(스스로 선거무효에 동의했으니 회장이라는 단어는 사용치 않겠음)는 끝까지 한인회장 선거를 밀어붙였으며 김홍익 선관위원장으로부터 당선증까지 교부 받았다. 또한 27대 한인회 출범식까지 했으면서 무엇 때문에 공탁금과 선거 관련 자료를 인진식 선관위원장에게 주었으며 한인회장 선거를 위해 서류를 다시 제출하고자 하는지 모르겠다. 정말 솔직한 대답을 듣고 싶다. 잠시 권 후보의 이 같은 처신을 뒤집어 보면 결국 한인회장에 목을 매는 모습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처럼 보인다. 또한 권 후보측이 인진식 선관위원장 측과 어떤 모종의 밀약을 맺었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만약 이 말이 사실이고 양측의 생각처럼 쉽게 문제가 해결되면 한인회장을 하려는 권 후보에게는 그나마 다행이겠으나 혹시나 이런 꼴이 보기 싫은 한인이 한 명이라도 나타나 출마를 하게 된다면 권 후보야말로 실리도 명분도 모두 잃는 꼴이 될 것이다. 어찌되었든 또 다른 한인회가 발족되기 전에 지혜롭게 잘 마무리 하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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