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1년 후면 다 잊어버릴 슬픔을 간직하느라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소심하게 굴기에 인생은 너무나 짧다." -카네기-
산에서 다람쥐들이 도토리나 밤을 주워서 여기 저기 땅속에 숨겨 놓았다가 잊어버리고 나면 싹이 나고 울창한 나무로 자라게 된다. 어릴 때는 뭐든지 꼭 기억하고 사는것이 옳다고 생각했었는데, 세월이 흐를수록 많이 잊고 살아가는 것이 미덕이라 믿는다.
오랜친구 스탠리에게서 반가운 이메일이 왔다. 그는 홍콩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청소년시절까지 낙제였는데, 미국 대학에서 한 조교의 칭찬에 신이나서 공부를 시작해, 대학 4년을 올 A로 졸업후, 코넬대학에서 컴퓨터전공 석사를 마쳤다. 그와 일을 하다보면, 간혹 천재 같기도, 때때로 좀 뭔가 모자란 것 같기도 하다. 가장 특이한 점이 잘 잊는다는 것이다. 회의 후 업무 이메일을 보내겠다고 하고는, 감감 무소식인 경우가 부지기수다. 본인 사무실로 걸어가는 도중 잊는 것이다.
한번은 2시간정도 떨어진 곳에 4명이 갔다. 스탠리가 지도를 보며 운전을 했다. 도착후, 스탠리는 얼떨결에 지도를 쓰레기 통에 버렸고, 결국 함께 있던 3명은 머리가 터져라 돌아오는 길을 기억해 내야만했다.
또 한번은, 그가 라스베가스에 여자 친구와 놀러갔는데, 체크아웃 직전 은행에 잠시 갔다가, 객실을 못찾고 한시간 이상을 헤메다가 끝내 비행기 시간을 놓쳤다. 공항에서 또 몇 시간을 기다렸다가 저녁 늦게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 했는데, 주차한 곳을 기억 못해 추운 날씨에 또 오래도록 주차장 곳곳을 돌아다녔다. 여자 친구가 계속 화를 내자, 당황한 그가 샌프란시스코의 일방통행 길에 거꾸로 들어갔다가 경찰에게 티켓까지 받았다. 그 후 그들은 헤어졌다.
그는 걱정이나 고민이 없다. 아니 그냥 잊어 버리는 것 같다. 그는 친구들에게 선물도 잘 주고, 식사도 잘 사준다. 게다가 본인이 베풀어준 것을 금방 잊는다. 스탠리처럼, 다람쥐처럼 살고 싶다. 걱정도, 슬픔도, 남들에게 베푼 일들도, 욕심도 깜빡 잊고 산다면, 세상이 울창한 숲을 이루어 더 많은 열매가 열릴 수 있을것 같다. 스탠리 만큼이나 깜빡 잊는데 다분히 소질이 있는 제임스가 떠오른다.
KEMS TV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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