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봇, 산업공간 넘어 가정에까지…자율주행 기술 경쟁, 엔비디아도 참전
▶ 엔비디아·AMD, 행사장서도 전쟁…中기업 CES 장악력 높였으나 ‘기술불신’ 여전
![[CES 결산] 화면 넘어 일상으로…실물AI가 열어젖힌 로봇·자율주행 시대 [CES 결산] 화면 넘어 일상으로…실물AI가 열어젖힌 로봇·자율주행 시대](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26/01/10/20260110164116691.jpg)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 CES 개막 이틀째인 7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현대자동차 부스에서 로봇 아틀라스가 이동하고 있다. 2026.1.8
6∼9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은 그동안 화면 속에서 글자로만 있던 인공지능(AI)이 육신을 얻은 행사였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기조연설에서 "로봇을 위한 '챗GPT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한 발언이 마치 예언처럼 이뤄진 모양새다.
로봇과 자동차에 적용되는 '실물 AI'(Physical AI)는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개념증명(PoC) 수준을 넘어 이제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어엿한 하나의 사업으로 자리 잡았음을 속속 내보였다.
실물 AI를 뒷받침하는 기반인 반도체도 CES에서 각축전을 벌였다. 서버와 데이터센터, 스마트폰과 PC를 넘어서서 건설기계와 자동차, 로봇, 착용형 기기 등에 이르기까지 이제 반도체가 없는 제품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올해 CES에 중국 기업의 약진도 도드라졌다.
◇ 산업 공간은 물론 가정까지 파고든 AI 로봇
복잡하고 어렵거나 위험한 공정이 필요한 산업 현장에는 이제 로봇과 AI가 빠질 수 없게 됐다. AI를 물리 법칙이 지배하는 현실 세계에 적용한 실물 AI가 대세가 됐기 때문이다.
독일 기술기업 지멘스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구축한 디지털 트윈(가상 모형) 기술을 이용해 HD현대의 대규모 조선소를 가상공간에 복제해 관리하도록 하는가 하면, 미국 핵융합로 건설에도 이를 적용하기로 했다.
현대차 그룹이 공개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아틀라스'는 불과 3년 뒤부터 실제 공장에 투입해 부품 분류 등 고위험 작업을 맡기는 것이 목표일 정도로 구체적인 로드맵이 짜였다.
최대 50㎏ 무게의 물체를 들 수 있고 2.3m 높이까지 도달할 수 있으며, 영하 20∼영상 40도 환경에서 완전한 성능을 발휘하는 내구성도 갖췄다.
그러나 올해 CES에서 특히 더 많은 관심을 받은 것은 산업 현장이 아니라 가정에서 일상 업무를 수행하는 로봇들이었다.
LG전자의 로봇 '클로이드'는 빨랫감을 정리하거나 식사를 준비하고 옷을 개키는 등 실제 가사 노동을 일부 대신할 수 있는 모습으로 등장했다.
중국 기업 로보락은 기존의 로봇청소기에 다리를 달아서 계단을 오르내리며 청소할 수 있는 성능을 뽐냈다. TCL도 사용자 지시에 따라 가전을 제어하는 반려 로봇 '에이미'를 선보였다.
다만 아직 움직임이 다소 느리다는 지적과 함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 눈앞으로 다가온 자율주행
로봇과 함께 '실물 AI'의 양대 축을 이루는 자율주행 자동차 부문에서는 인간의 개입이 없는 수준(레벨 4∼5)의 기술 구현이 시간 문제라는 인식이 지배적이 됐다.
웨이모는 현대차와 협력한 6세대 로보택시를 선보였고, 루시드모터스는 우버와 손잡고 '드라이브 AGX 토르' 기반의 로보택시 모델을 공개하며 가세에 나섰다.
BMW는 아마존 '알렉사플러스(+)' 기술을 탑재해 자연스러운 대화로 차량을 제어하는 음성 비서를 선보였고, 아마존의 자회사 '죽스'는 전시장 밖으로 뛰쳐나와 CES 기간 라스베이거스의 특정 지점들을 왕래하는 무인 로보택시를 시범 운영해 관람객들을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엔비디아도 자율주행 플랫폼 '알파마요'를 공개하며 기술 경쟁에 뛰어들었다.
공이 도로로 굴러오는 것을 보고 곧이어 어린이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추론하는 등 '생각하는 자율주행'을 표방하는 알파마요는 특히 개방형(오픈소스)으로 공개됐다.
지금껏 기술이 없던 완성차 업체들이 엔비디아 플랫폼만 이용하면 자율주행을 도입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실제로 엔비디아와 협업한 메르세데스 벤츠는 알파마요를 탑재한 'CLA'를 미국 시장에 1분기 출시할 예정이다.
마이클 크라치오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은 "운전대 없는 자율주행 차량이 완전히 합법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데 필요한 규칙을 내년이나 내후년까지 마련할 것"이라고 정책적 뒷받침을 예고했다.
◇ 로봇·자율주행의 두뇌 '반도체' 전장
이번 CES 현장은 AI 로봇이나 자율주행의 두뇌에 해당하는 반도체 전장이기도 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리사 수 AMD CEO는 공식 개막일 전날 차례로 기조연설을 진행해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통합 칩 신제품을 나란히 내놨다.
엔비디아가 6종 부품을 통합한 차세대 칩 '베라 루빈'을 공개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AMD가 '헬리오스'를 선보이며 공방을 주고받았다.
특히 황 CEO는 마치 이번 전시회의 주인공인 것처럼 하루에도 몇 차례의 일정을 소화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메모리 분야에서는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이 돋보였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고대역폭메모리(HBM)4 16단' 제품을 공개하며 기술 지배력을 과시했고, 삼성전자 역시 HBM4 양산 계획과 함께 서버용 메모리 모듈 표본을 엔비디아에 공급하며 차세대 칩 탑재 채비를 마쳤다.
퀄컴도 고성능 로봇 프로세서 '드래곤윙 IQ10'을 각각 선보이며 로봇용 칩 경쟁에 가세했다.
◇ CES 심장부 꿰찬 中 공세…'가성비' 넘었지만 '닮은꼴' 논란
삼성전자가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를 떠나 단독 전시관으로 이동하면서 생긴 빈자리를 채운 것은 TCL과 하이센스 등 중국 기업들이었다.
4천300여 참가 기업 중에서 중국 기업의 수는 900여 곳으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자랑했다.
이들은 118인치 초대형 LED TV와 계단을 오르는 로봇청소기 등 파괴적인 기술력을 선보이며 중국이 이제는 가격을 무기로 하는 이른바 '가격 대비 성능비' 제품만 만드는 나라가 아니라는 점을 웅변했다.
다만, 기술적 신뢰도와 독창성 면에서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었다. TCL의 일부 TV 모델은 광고와 달리 핵심 소자가 빠진 채 판매되어 허위 광고 논란에 휩싸였으며, 일부 제품은 한국 기업 제품의 디자인을 베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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