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들레헴에 탄생하신 아기 예수께 경배하고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드린 박사는 세 사람이지만 전설에 의하면 본래 네 박사가 떠났다고 한다.
넷째 박사인 알타반은 다른 세 박사와 함께 예언서와 별을 연구하다 그 해 세상에 왕이 유대에서 태어나실 것을 알았다. 그래서 다른 친구들에게도 이 기쁜 소식을 알려주며 경배하러 가자고 권유하였지만 그들은 비웃을 뿐이었다. 그래서 네 박사만 떠나기로 준비하고 알타반은 못다 한 일이 있어 조금 늦게 떠나면서 세 박사들과 어느 성안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한다.
그래서 부지런히 일을 마치고 달려가고 있을 때 볼 성 사납게 일그러진 걸인 병자를 만난다. 만일 알타반이 늦는다면 박사들은 먼저 가버릴 텐데 이를 어쩌나 하면서도 불쌍한 그를 그대로는 버려두고 갈 수가 없어서 가지고 가던 약을 꺼내어 먹이고 발라 주고 식량도 걸인에게 준다.
그리고 약속된 장소에 달려왔으나 기다리다 못한 세 박사는 떠나고만 뒤였다. 할 수 없이 알타반은 사막 모래 바람을 헤치며 베들레헴에 도착한다.
그러나 역시 세 박사는 경배를 마치고 돌아갔고 아기 예수님도 헤롯의 박해를 피하여 애굽으로 가신 후였다.
알타반은 다시 묻고 물어 애굽으로 왔으나 예수님은 어디에 계신지 알 수가 없고 가지고 갔던 예수님께 드리려던 보석은 차례 차례로 불쌍한 사람을 만나 나누어주고 어느덧 집 떠난지도 33년의 세월이 흘러 알타반의 나이 70을 넘는다.
이제 수중에는 진주 한개가 남아 있을 때 예수께서 예루살렘으로 끌려 가신다는 소문을 듣고 달려 가보니 마침 그날이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시는 날이었다.
알타반은 하나 남은 이 진주로 예수님을 구해드려야지 하며 골고다로 달려가는데 또 불쌍한 소녀가 길을 막으며 살려달라고 애원한다. 그 소녀는 빚 때문에 종으로 팔려가는 신세였다.
알타반은 괴로웠다. 너무 너무나 불쌍해 보였다.
그래서 하나 남은 진주를 소녀에게 주고 만다. 그때 천지는 어두어지고 지진이 일어난다.
그 지진으로 알타반은 머리에 상처를 입고 죽어가면서 이렇게 기도한다. ‘오 예수님! 저는 예수님을 뵙지 못하고 예물도 드리지 못하였나이다’ 하며 흐느끼고 있을 때 어디선가 음성이 들려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중 지극히 적은자 하나에게 행한 것이 곧 나에게 한 것이니라.’
인자하신 주님의 음성이다. 그 음성을 듣는 순간 창백하던 알타반의 얼굴에는 광체가 나고 만면에 미소를 띄우며 숨을 거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