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죽음 헛되지 않게, 8명에 새생명…
“최소한 8명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니 아이의 희생이 헛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천금과도 같은 아들을 잃게 된 슬픔이 다른 이들에게 고귀한 새 생명을 주는 숭고한 뜻으로 승화됐다.
지난 14일 학교에서 한인 동급생과 사소한 시비 끝에 주먹다툼을 벌이다 쓰러져 뇌사상태에 빠졌던 이진수(19)군(본보 16·17일자 보도)의 가족들은 회생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이군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이군이 입원해 있는 프로비던스 홀리크로스 병원 측은 뇌사판정에 따라 당초 16일 밤 이 군의 호흡장치를 제거하려던 계획이었으나 이군 가족이 장기이식을 결정함에 따라 이를 연기했다.
병원 측 관계자에 따르면 장기이식은 장기를 이식받을 환자들을 확정하는 등 준비기간이 1~2일 소요될 수 있기 때문에 이 군의 생명보조 장치를 계속 연장하면서 장기이식 시술시점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군의 호흡장치 제거는 18일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라고 이군의 가족들은 전했다.
이군의 아버지 이상희씨는 “진수의 장기로 최소한 8명의 귀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병원 측의 설명에 아내와 오랜 상의 끝에 결정을 내렸다”며 “진수와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된 것이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 군 가족을 도와주고 있는 한 관계자는 “진수의 부모가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 진수의 장기기증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어렵게 결정한 것으로 안다”며 “부모의 마음이야 안타깝지만 이를 통해 부모가 조금이나마 위안을 찾을 수 있다면 다행”이라고 전했다.
<양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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