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순 시인의 출판기념회에 다녀와서
지난 주말 강해순 여사님의 팔순 잔치와 그 분의 출판 기념회를 겸한 잔치에 다녀왔다. 시도 쓰고 수필도 열심히 쓰는 강 여사님을 가까이서 알고 지내는 많은 분들의 한결같은 말씀들이 어떻게 저렇게 젊게 사시나이다.
미국 사람들이 많이 쓰는 말 중에 ‘Never Too Old, Never Too Late’이라는 말이 있다. 무슨 일을 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결코 너무 나이 먹은 것도, 또 너무 늦은 것도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주위에서 그 말을 진정으로 만들어 가며 사는 분이 바로 강 여사인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은 아마 나이는 단지 숫자에 불과하다고 얘기하나 보다. 언제 뵈어도 흐트러짐 없이 웃음을 띤 행복한 자세로 우아하고 곱게 또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주위의 많은 이들이 우리도 나이 들면서 저렇게 멋있게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들 말한다.
‘한 잎의 꽃잎은 파도를 타고’의 시집을 보며 책 제목이 마음에 다가왔다. 본인을 겸손히 힘없는 한 잎의 꽃잎이라 하시고 그 꽃잎이 인생의 험한 파도를 타고 왔으니 그 힘들고 오랜 세월 잘 견뎌내시고 여기까지 무사히 오심을 경하 드린다. 팔순이 되시면서 시로 등단도 하고 책도 내신다는 이야기는 바로 강해순님이 아니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님을 저는 안다.
처음 만나 뵈면 고생도 모르시고 살아오신 분 같은데, 이 책을 읽다보면 이분이 지난 세월 동안 남편을 잃으시고 세 딸들을 키우며 정신적 또 육체적으로 얼마나 고달픈 삶을 살아오심을 알 수 있다. 지난 세월의 아픔이 시의 구절구절에 배어있어 눈물이 난다.
여기 ‘삶의 회고’라는 시의 한 구절을 소개한다. “밤낮없이 이 악물고 아등바등 움켜잡고 인사불성 살았으나 인생살이 뜻대로 안 되는 것.” 어쩜 이 말들은 우리 모두의 이민 생활의 뼈저린 아픔 같기도 하다. 그렇게 반세기가 넘는 힘든 세월 속에서도 패인 깊은 골을 감추시고 다시 용감히 일어나 더 나은 생을 위해 노력하며 밝은 미소를 지으시는 당신의 모습에 존경과 박수를 보낸다.
가을에 돌아 온 누님 같고 큰 언니 같은 강해순 님을 가까이서 보고 있으면 바로 그분을 표현한 듯한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 한 구절이 생각난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젊음의 뒤안길에서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선 내 누님과 같은 꽃이여.”
강 여사님의 팔순 생신과 더불어 아름다운 시집의 출판을 축하드리며 오래 오래 건강하시고 좋은 글 쓰시기 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