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전 해트트릭…리그 득점선두
루니 부진 속 간판 골잡이로 부상
지난 2년간 사실상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U)의 불가리아 ‘백작’ 디미타르 베르바로트(29)가 이번 시즌 ‘화려한 백조’로 변신했다. 간판 스트라이커였던 웨인 루니가 복잡한 사생활 후유증 때문인지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와중에서 그의 공백을 말끔하게 메워내며 맨U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베르바토프는 지난 19일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벌어진 라이벌 리버풀과의 2010-1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시즌 5라운드 홈경기에서 혼자 3골을 몰아치는 ‘해트트릭 쇼’로 맨U의 3-2 승리를 견인했다. 이로써 베르바토프는 올 시즌 리그 5경기에서 6골을 기록, 첼시의 플로랑 말루다와 리그 득점랭킹 공동선두로 나섰고 맨U(3승2무, 승점 11)는 전승가도를 달리는 첼시(5승, 승점 15)와 승점 4점차 간격을 유지했다.
지난 2008년 토튼햄에 클럽기록인 4,500만달러의 이적료를 지불하고 데려온 베르바토프는 사실 지난 2년간 맨U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그의 재능과 기술이야 의심의 여지가 없었지만 그는 항상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웨인 루니의 뒤에 가려 조연 역할을 하는데 그쳤고 불도저처럼 저돌적인 플레이가 돋보이는 리그에서 ‘백작’이라는 별명처럼 흐느적거리는 듯 느슨하게만 보이는 그의 플레이 스타일은 종종 맨U팬들에게 매서운 비판의 대상이 되곤 했다.
하지만 그는 올 시즌 시작과 함께 한때 잃었던 킬러 본능을 되찾으며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리버풀 전에선 1946년 스탄 피어스 이후 64년만에 올드 트래포드에서 리버풀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한 선수가 되는 기록을 세웠다.
맨U의 캡틴 네마냐 비디치는 선수들이 한 번도 베르바토프의 진가를 의심한 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비디치는 “우리는 디미타르가 얼마나 뛰어난지 잘 알고 있다. 그의 볼 다루는 기술은 믿기 어려울 정도”라며 “지난해 그는 골을 많이 넣지 못해 비판을 받았지만 올 시즌에 많은 골을 넣고 있고 그것들은 매우 중요한 골들”고 칭찬했다. “그(베르바토프)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지난해와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그가 지금처럼 계속해준다면 우리는 리그 우승의 좋은 기회를 얻을 것이고 그는 ‘올해의 선수’가 될 개인적인 영예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맨U로서는 루니가 단 1골에 그치고 있는 상황에서 파죽지세로 앞서가는 첼시의 페이스를 매치하려면 베르바토프가 현재와 같은 상승세를 유지해 주는 것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김동우 기자>
맨U의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가 리버풀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뒤 기뻐하고 있다.(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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