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 꿈을 이룬 데는 세트피스의 강점이 큰 힘이 됐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뽑아낸 5골 가운데 3골을 세트피스 상황에서 만들어내며 세트피스의 강자로 부상했다. 그리스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프리킥에서 뽑아낸 데 이어 16강의 사활이 걸린 22일 나이지리아 전에서는 2골을 모두 프리킥에서 비롯된 세트피스로 만들어냈다.
이날 경기시작 12분 만에 칼루 우체에게 선제골을 얻어맞은 한국은 전반 38분 절호의 프리킥 기회를 잡았다. 이영표가 왼쪽 측면을 돌파하다가 치네두 오바시의 거친 파울로 왼쪽 페널티지역에서 프리킥을 얻어낸 것. 키커로 나선 건 기성용이었다. 기성용은 코너킥과 왼쪽 프리킥을 전담하고 있고 중앙 프리킥은 박주영, 오른쪽 프리킥 때는 염기훈이 키커를 맡도록 역할 분담이 돼 있다. 기성용의 프리킥은 스핀이 걸리며 수비수 벽을 넘어 반대쪽 골문 앞에 도사리던 이정수 앞으로 떨어졌고 이정수는 헤딩을 시도했으나 떨어진 볼은 그의 오른발에 맞고 골문에 들어갔다. 이영표가 파울을 얻어낸 것까지 1차전 그리스전 선제골과 판박이로 똑같은 골이었다.
두 번째 골은 ‘한국의 주포’ 박주영의 발끝에서 터져 나왔다. 후반 3분 상대 아크 왼쪽에서 프리킥을 얻어낸 박주영은 직접 키커로 나서 오른발로 감아 찼고 볼을 나이지리아 수비벽을 오른쪽으로 돌아들어가 원바운드로 골문 오른쪽에 꽂혔다. 1, 2차전에서 눈부신 선방을 펼치며 두 경기 연속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던 나이지리아의 철벽 수문장 빈센트 에그에아마가 몸을 날려 봤지만 공은 이미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박주영의 프리킥 골은 이번 대회에서 프리킥으로 직접 득점에 성공한 단 두 번째 골이지만 나이지리아-그리스전에서 나온 첫 골은 사실 슈팅이 아니라 문전에 올려준 볼이 그냥 들어간 것으로 직접 골을 겨냥한 프리킥으로서는 첫 골이다.
허정무 감독은 월드컵 공인구인 자블라니가 반발력이 크고 변화가 심해 프리킥 골이 나오기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 ”자블라니가 힘을 줘서 차면 80-90%는 뜬다. 힘을 뺀 상태에서 차라고 했다“면서 ”볼과 고지대에 대한 적응력이 아직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프리킥 골이 잘 나오지 않는다. 프리킥이 많지만 대부분 공이 뜬다. 의식하다 보면 망치는 경우도 많다“며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넣은 박주영을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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