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리가 나섰다면 결과가 조금이라도 달랐을까?
아르헨티나에게 충격적인 1-4 참패를 당한 뒤 허정무 감독의 전략과 용병술에 따가운 시선이 쏠리고 있다. 아르헨티나와의 실력 차를 감안할 때 패배는 받아들일 수 있지만 내용이 너무 좋지 않았다는데 팬들의 불만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한국선수들의 플레이는 그리스와 1차전에 비해 너무나 위축됐고 짜임새있던 조직력도 완전히 무너진 모습이었다. 무엇보다도 그리스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차두리 대신 오른쪽 풀백으로 출전한 오범석이 이날 4골을 실점하는 과정에서 모두 아쉬운 플레이를 보인 것 때문에 선수기용에 문제가 있지 않았느냐는 질책도 면키 어렵게 됐다.
오범석은 전반 16분 위험지역에서 안헬 디마리아를 막지 못해 반칙을 범하면서 박주영의 자책골로 이어진 프리킥을 내줬다. 32분에는 비슷한 지역에서 볼을 빼앗긴 뒤 다시 볼을 뺏으려다 함께 수비에 나선 김정우의 파울로 프리킥을 내줬고 이어진 플레이가 두 번째 골로 연결됐다. 후반 3, 4번째 골도 아르헨티나의 중앙돌파 상황에서도 측면을 비워놓고 중앙으로 움직이다 메시와 아게로에게 결정적인 어시스트를 내주고 말았다.
사실 오범석은 수비라인을 보는 눈이 밝고 세밀한 플레이에 뛰어나 개인기가 뛰어난 남미팀을 상대로는 힘이 좋고 저돌적이지만 세기가 부족한 차두리 보다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그 때문에 이날 그의 선발 기용은 이달 초 스페인과의 평가전 때부터 예정됐던 수순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최악이었다. 허정무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차두리 대신 오범석을 기용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둘은 서로 장단점이 있다. 우리가 그리스와 1차전에서 이겼지만 그때 차두리의 플레이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오범석은 오늘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자신의 결정을 방어했지만 팬들을 납득시키기엔 부족했다.
물론 차두리가 나섰다고 결과가 더 나았으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오범석 때문에 졌다는 것도 결과론일 뿐이다. 하지만 1차전에서 차두리의 플레이를 기억하는 팬들로서는 아쉬움이 남지 않을 수 없는 용병술이었다.
<김동우 기자>
아르헨티나에 3번째 골을 내준 뒤 주저앉은 오범석.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