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황여파 취업못해 주유소 점원, 포커선수 나서기도
장기적인 불황으로 좀처럼 취업문이 열리지 않는 가운데, 일반직은 물론이고 박사학위 등 고급 인력들도 취업을 못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애틀랜타 명문 사립대에서 지난해 9월 박사학위를 받은 김아무개(32)씨는 요즘 주유소 편의점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4년 넘게 열심히 공부하며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자신이 원하던 대학강단이나 연구분야는 꿈도 꿀 수 없을 만큼 바늘구명이었다.
또 뉴욕과 애틀랜타서 7년간 공부해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신아무개(29)씨도 미국기업과 각종 기관에 문을 두드러봤지만 허사였다. 신씨는 요즘 취업이 어렵다고 들었지만 이렇게 어려울지 상상도 못했다며 귀국을 하는 쪽으로 고민중이다. 그러나 한국사정도 마찬가지여서 시름만 더 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한인들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UCLA에서 인지 신경과학분야 박사학위를 받은 미국인 엘레나 스토버(29)는 요즘 온라인 포커선수로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다. 이 대학에서 6년간 공부해 박사학위를 땄지만 교수가 될수 있는 자리를 어느 대학에서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 대학에서 교수나 연구진으로 일하는 길은 언제나 쉽지 않았지만 최근 경제난으로 민간의 대학 기부금이 감소하고 교육예산마저 대폭 줄면서 대학들이 교수인력을 대폭 감축해 박사들의 교수직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만큼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박사학위 소지자들이 대학 밖에서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한때 공교육의 산실로 꼽히던 주립대학들이 재정난으로 교수인력을 대폭 줄이면서 박사학위자들이 잠재적 직장이 크게 없어진 것이다.
이번 예산안 감축으로 주립대에서만 1,500개의 전임교수직이 없어진 것이다.
미국의 다른 대학들도 예산 절감 차원에서 전임 교수 비율을 줄이는 대신 시간제나 임시직 교수로 이를 메우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대학의 전임교수 비율은 1970년 78%에서 2007년 51% 수준으로 줄었다.
이처럼 전임 교수들이 줄면서 인문학 박사학위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 2008년 기준으로 인문학 박사학위자의 86%가 학계에서 직업을 구했을 정도로 다른 분야로 진출하는 길이 좁은 상황에서 그들에게 교수인력 감축은 직격탄이 되는 셈이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에 따르면 2008년 공학박사를 받은 사람의 약 4분의 3이 산업이나 경영 분야에서 일하지만 인문학 박사학위자는 3%만이 이들 분야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도 대학들은 여전히 박사학위자들을 양산하고 있다. 지난 2008년 미국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은 4만8,802명으로 1970년의 약 2 배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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