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뜻하지 않게 나와 같이 음악활동에 관심이 있는 몇몇 분들과 합창단을 시작하게 되었다. 하다 보니 조금은 큰 책임을 맡아 일을 하게 되었으며 그리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이웃과 자신이 행복해지고 또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합창단으로 나아 갈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합창이란 우리가 사는 세상과 흡사하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내가 잘 났다고 나섰다가는 대부분의 이웃과 융화하기가 힘들다. 이웃을 배려하고 내가 먼저 조금이라도 절제 할 때에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가 아닌가 싶다.

나 혼자 잘한다고 소리를 크게 지르면 화음이 온통 깨지고 마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여러 음정이 잘 절제되어 함께 소리를 낼 때 비로소 좋은 화음, 아름다운 화음이 조화를 이뤄 듣기에도 좋은 노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나는 합창연습을 하면서 옆 사람의 소리를 들으며 조화되는 음을 내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다른 사람들의 소리를 듣는 훈련이 필요함을 더욱 느끼게 된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다른 이들이 가진 마음의 소리를 듣는 훈련이 더 필요한 것이리라.

내가 젊은 며느리의 입장에 있었을 때 시어머니의 행동이 조금은 서운하게 받아 들여 졌을 때가 있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두 살짜리 손녀에게 내가 오히려 불만의 존재가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나의 삶에서 이웃을 생각한답시고 하는 일이 다른 이에게 부담을 주는 때는 과연 없는 것인지 스스로 자문해 본다.


서순희 / 합창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