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미군들이 귀환했을 때부터 미국에서는 신생아 출산율이 높아졌다. 1946년부터 1964년 사이에 출생한 전후 세대를 베이비 부머 (baby boomer)라고 부른다. 미국 전체 인구의 4분의 1 (7600만명)을 차지하는 ‘베이비 붐’ 세대의 첫 주자들이 내년이면 정식 은퇴할 나이가 된다.
한국에서는 육이오 동란 이후, 1955년부터 피임약이 출현한 63년 사이에 태어난 800만명(총인구의 16.8%)을 베이비 붐 세대로 본다. 동양에서나 서양에서나 이 피임약의 급속한 발전으로 성문란을 불러오고, 출산율을 저하시키는 현상이 생기게 되었다.
이 베이비 부머들은 미국이나 한국에서 대규모 수요와 공급을 통하여 경제의 토대가 되었다. 한국에서는 정년 퇴직제로 미국보다 어린 베이비 부머들이 생계로 허리가 휘는 상태에서 여윳돈을 챙길 여유도 없이 불안하게 노후를 맞이한다. 미국에서는 일을 그만 두고 싶을 떄까지, 또는 나가라할 때까지 일할 수는 있으나 불경기로 인하여 본의아니게 막다른 골목에서 노후를 맞는 경우가 허다하다.
닷컴 (dot com) 시절에 모든게 흥청망청해서 많은 사람들이 봉급에서 따로 떼어놓은 은퇴 준비금인 401k가 그나마 흐뭇하게 했었다. 그러나, 2008년 말부터 시작된 금융위기로 은퇴 준비금이 반의 반으로 쪼그라든 것을 보며 실망의 노후를 맞이하고 있다. 의술의 발달로 오래 산다는 것이 오히려 부담이라고나 해야할까?
캐롤 모간 (Carol Morgan)과 도란 리바이 (Doran Levy)가 저술한 “성숙한 시장을 도려내보면 (Segmenting the Mature Market)”이라는 책에는, 56세부터 64세의 베이비 부머들을 네 그룹으로 나눴다.
첫째 그룹이 “확실하게 경제적으로 안락한 층(the Financial Positives)”으로 29%의 베이비 부머들이 여기에 속한다. 어지간한 경제 쓰나미에도 살아남을 베이비 부머들이 열명 중 세명 꼴이라는 이야기이다. 옛날, 노인들을 상대로 한 어느 여론 조사에서 “다시 태어 난다면 지금과 어떻게다른 생활을 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신앙을 가지며 저축을 많이 하겠다”라고 답했다.
둘째 그룹이 “그런대로 행복하게 즐기는 그룹 (the Upbeat Enjoyers)” 으로 34%의 사람들이 일안해도 평상시처럼 걱정없이 살아갈 수 있다는 그룹이다. 은퇴를 한다고 해서 생활비가 줄어들지 않는다. 노년에도, 부족하게 사는 자식들이 안스러워 직장을 계속 다니는 사람들도 있다. 자식은 평생, 부모의 근심 덩어리인가?
셋째 그룹이 “어쩔 수없이 일해야하는 그룹 (the Threatened Actives)”으로 먹고 살자니 도리가 없다는 계층인데, 23%의 베이비 부머들이 여기에 속한다고 한다. 그나마 나갈 직장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게다가, 직장에서 안쫒겨나가려고 머리에 “오징어 먹물”로 염색하고 젊음을 과시하려 하지만 몸이 말을 안듣는다.
마지막 그룹이 “이래저래 불안한 그룹 (the Insecure)”이다. 14%의 베이비 부머들이 절망의 나날을 보낸다.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하는가?” 라는 질문보다 “오늘은 어떻게 먹고 살아남지?”라는 질문이 앞서는 계층이다. 태어난 게 무슨 죄인가?
한국의 베이비 부머들은 자식 교육과 집 한채에 매달려 정신없이 세월을 보낸 후, “세월아 게 섰거라!”하고 외치다, 멍하게 하늘만 쳐다보게된다. 어떻든 간에 세월은 우리 모두에게 공평하게 왔다가 공평하게 가고있다. 너도나도 스물 네 시간을 가지고 하루를 보낸다.
지금 경제적인 큰 시련을 겪고있는 이 베이비 부머들이 이룬 업적은 후세가 판단하겠지만, 어떠한 인생을 살았건, “인생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 (空手來 空手去)”만은 틀림이 없다. 베이비 부머들의 인생이 황혼으로 물들어 가고있다. 사진 작가들에게 바쁜 시간이듯이, 그들에게도 바쁜 시간이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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