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의 모 이사는 손성원씨를 행장으로 영입했던 것을 ‘돌이킬 수 없는 큰 패착’이었다고 말했다.
사견임을 전제로 말한 것이지만 대부분의 이사들도 같은 의견이다. ‘명성’만을 믿고 한인경제 사정에 전무했던 손 전행장을 영입한 것이 오늘의 한미은행 위기를 자초했다고 스스로 고백하고 있다.
최근 최악의 경영위기를 맡고 있는 미래은행이 박광순 행장을 사퇴시키고 벤자민 홍 행장을 고문으로 영입하자 일각에서는 또 ‘명성’만을 믿은 ‘패착’이라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76세의 벤자민 홍 전 행장은 역시 생존의 기로까지 갔다가 이사들의 엄청난 증자로 살아난 오늘의 새한은행을 마지막으로 맡은 사람이다. 한때 나라은행을 살려낸 ‘명성’도 있지만 새한은행장으로서는 분명 ‘실패한 행장’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말 현재 새한은행의 부실자산은 4,968만달러로 부실률이 한인은행 중 최고수준인 6.78%에 달했다. 회수 가능성이 없어 손실처리한 대출만 무려 1,589만달러에 달했다.
경기침체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부실대출의 대부분이 벤자민 홍 행장 당시 대출됐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새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홍 전 행장은 대출 등 영업전반에 걸쳐 전권을 행사해 한인은행의 부실대출이 일반적으로 이사회의 간섭으로 발생하는 것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미래은행의 향후 옵션은 6월말까지 3,000만달러의 증자를 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것과 타은행과 합병을 하는 길 등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래은행이 순조로운 증자를 통해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믿는다. 벤자민 홍 고문이 증자에 얼마나 보탬을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래은행의 한 이사는 “홍 전행장이 나라은행을 살려낸 경험이 있다. 어려운 시기에 미래은행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해 증자에 대한 기대를 하고 있음을 반영했다.
그러나 또 다른 이사는 “상황이 옛날과 다르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 행장이 없는 상황에서 금융에 관한 작은 조언만을 기대할 뿐”이라고 말해 큰 기대가 없음을 반영했다.
미래은행의 한 관계자는 “미래은행의 경영을 맡을 경영위원이 2대 주주인 조덕희 이사와 김순임 이사다. 두 이사는 은행경영의 경험이 없다. 그렇다면 홍 고문의 역할이 뻔하지 않느냐”고 말해 홍 고문이 사실상 행장역할을 하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향후 미래은행 이사회나 홍 고문이나 앞으로 또 다시 ‘실패한 고문’이라는 말을 듣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조환동 경제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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