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위의 자동차 회사 크라이슬러가 85년간의 역사를 뒤로 한 채 파산했다. 크라이슬러는 이탈리아 피아트사와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회사로 거듭난다. <연합>
크라이슬러 파산보호 신청
생존위기에 몰렸던 미국 자동차 빅3 중 가장 몸집이 작은 크라이슬러가 30일 파산보호 신청에 들어감으로써 회사의 85년 역사에 ‘오점’을 남긴 채 새로운 장에 들어서게 됐다.
정부와 크라이슬러는 파산보호 신청에 들어가더라도 회사를 청산하는 것이 아니라 신속한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 있는 회사로 거듭나게 한다는 방침이어서 크라이슬러는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크라이슬러 파산 배경
미국 3위 자동차 회사 크라이슬러가 파산보호 신청(챕터 11)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채권단의 반대를 끝내 무마하지 못한 상황에서의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재무부는 지난 28일 채권의 약 70%를 갖고 있는 크라이슬러의 4개 대형 채권단과 채무 구조조정 방안에 합의했으나, 헤지펀드 등 나머지 채권단이 끝내 이런 내용에 반발해 협상이 결렬됐다. 재무부는 채권단과의 협상에서 69억달러 규모의 부채삭감을 위해 현금제공 규모를 당초 합의한 20억 달러에서 22억5,000만달러로 높여 제안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크라이슬러는 지난 29일 피아트와 극적인 협력합의를 이끌어내며 회생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으나 채권단 협상 불발로 결국 파산하게 됐다.
■크라이슬러의 미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크라이슬러가 파산보호 신청에 들어가더라도 그 과정은 매우 신속할 것이며 영업을 지속하면서 보다 강력한 입지로 갖춘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크라이슬러는 파산보호를 통해 그동안 제휴 협상을 벌였던 이탈리아 자동차업체 피아트와 고통분담에 합의한 전미자동차노조(UAW)가 주도하는 회사로 재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크라이슬러의 주요 자산은 피아트와 노조가 대주주인, 새로 만들어지는 법인에 매각되고 나머지는 정부 관리에 들어갈 전망이다. 정부는 크라이슬러가 생산한 자동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기존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보장하는 등 크라이슬러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감원으로 인한 대규모 실업사태 불가피
크라이슬러는 2월 정부에 제출한 자구책을 통해 3,000명을 추가 감원하고 자동차 3개 모델의 생산을 중단하기 하는 한편 자동차 생산 능력을 10만대 가량 줄이고 고정비용을 7억 달러 삭감하기로 했다. 크라이슬러는 2007년과 2008년에 이미 3만2,000명을 감원해 전세계적으로 작년 말 현재 직원 수는 5만4,000명이나 자구책에 따라 그 수가 더 줄게 되고 생산량도 더 감소하게 돼 재탄생하는 크라이슬러의 덩치는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월스트릿 저널(WSJ)은 크라이슬러의 채권단과 수천 개의 딜러가 파산보호 과정에서 신속한 구조조정을 하려는 정부의 노력을 일련의 법적 대응을 통해 막고 나설 수 있다면서 불확실한 앞날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CNN 머니는 또 크라이슬러가 관련 기업에 갚아야 할 부채가 70억달러에 이른다는 점을 거론하며 크라이슬러의 도산이 관련 기업의 파산으로 이어져 실업률 급증 등 미국 경제에 심각한 후유증을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점유율 변화 예상
미국 자동차 시장 11.2%를 점유하고 있는 크라이슬러의 파산으로 현대, 기아차 등 한국자동차 회사들의 시장점유율 확대 가능성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현대, 기아차는 작년 말부터 미국 유력 업체들의 경영상황이 악화되면서 시장점유율이 상승했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에 북미시장 점유율이 작년 동기대비 1.6%포인트나 성장한 4.3%를 기록했고 기아차도 사상 최초로 점유율 3%를 넘어섰다. 현대차의 경우, 이 같은 기세를 몰아 올해 북미 시장 점유율을 5%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심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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