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없는 산(Treeless Mountain)
(5월2일 오후 7시, DGA-디어터 1)
김소영 감독이 데뷔작 ‘방황의 날들’(In Between Days 2006)에 이어 내놓은 두 번째 작품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에큐메디컬상, 두바이국제영화제 최우수작품상, 도쿄필름엑스영화제 심사위원상, 호주아들레이드영화제 최우수작품상, 2009 샌프란시스코아시안아메리카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됐을만큼 잔잔하고 아름다운 영화다.
6세 아이 진과 동생 빈, 두 자매는 친척들에게 맡겨진다. 혼자의 힘으로 생계를 꾸리기가 힘들어진 엄마는 살던 아파트를 정리하고 두 자매를 지방의 고모에게 맡긴다. 그러나 늘 술을 마시는 고모는 아이들을 돌보지 못하고, 두 자매는 다시 시골에 있는 할머니에게 맡겨진다. 절대 아이들을 맡을 수 없다는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담벼락에 붙어서 있는 두 자매의 귓가를 울린다. 아버지는 영화 내내 한 번도 등장하지 않고, 돼지저금통이 가득 차면 돌아오겠다는 엄마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
영화는 말을 아끼고 감정을 절제하며 두 자매의 쉽지 않은 성장을 보여준다. 소녀들은 돼지저금통을 채우기 위해 들판에서 메뚜기를 잡아 팔고, 옆집 아줌마에게 먹을 것을 청하기도 하며, 할머니를 도와 무거운 물도 나르고 나뭇가지들도 주워 모은다. 그렇게 진은 자존감을 잃지 않으며 자신과 빈을 지켜나간다.
김소영 감독은 부산에서 태어나 12세 때 LA로 이주했으며 시카고 예술대학원에서 석사, 뉴욕재단 비디오아티스트 기금을 비롯한 많은 예술기금을 받았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일본에서 비디오작품 설치 전시회를 가졌고, 단편 ‘불타는 토끼’에 이어 장편연출 데뷔작 ‘방황의 날들’은 2006년 32회 LA비평가협회상을 수상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