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3년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세계 4강신화, 지난 해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하며 야구사를 새로 썼지만 사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걱정이 적지 않았다.
투타의 핵심인 박찬호(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이 팀내 생존 경쟁을 위해 자진 사퇴했고 지난 10년간 부동의 유격수였던 박진만(삼성)은 어깨 부상으로 인해 도중하차하고 말았다.
또한 마무리 투수의 중책을 맡아야 하는 임창용(야쿠르트 스왈로스)은 일본 시범경기에서 타구에 팔뚝을 맞아 김인식 감독이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고, 기대를 모았던 유일한 메이저리거 추신수(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일본에 도착하자 마자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출장 여부가 불투명했다.
`불행은 한꺼번에 찾아온다’고는 하지만 이런 저런 악재가 겹치다 보니 선수단 분위기는 뒤숭숭할 수 밖에 없었고 한국은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마지막 시범경기에서 0-3으로 완봉패를 당하고 말았다.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한국 대표팀의 전력에 대해 걱정했지만 지난 해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던 젊은 선수들은 막상 경기에 들어가면 달라질 것이라고 오히려 KBO 직원들을 위로했다.
과거 국제대회에만 출전하면 다소 주눅든 표정이었던 선배들과 달리 신세대다운 당찬 자신감이었다.
그들은 실제 WBC가 시작되자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이날 포수 박경완(37)을 제외하면 전원 20대로 구성된 주전들은 1회부터 대만 마운드를 공격적으로 밀어붙인 끝에 9-0이라는 대승을 거뒀다.
대회 직전 타자들 상당수가 타격감이 떨어졌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10안타를 적시에 몰아쳤고 `국민 우익수’ 이진영은 통쾌한 만루홈런을 쏘아올리며 초반에 경기를 결정지었다.
일본이 메이저리거 5명을 포함해 역대 최강 전력을 구성했음에도 전날 약체 중국에 4-0으로 비교적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는 사실과 비교해도 한국 대표팀이 돋보이는 경기였다.
결국 지난 해 베이징에서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던 `젊은 피’들은 이제 올림픽을 제패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WBC에서도 새로운 역사에 도전할 예정이다.
(도쿄=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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