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 래식 아시아예선 한국과 대만의 경기 1회말 1사 만루, 이진영이 만루포를 쏘아올리고 홈을 밟은 뒤 덕아웃에서 기뻐하고 있다.
마쓰자카 나와라. 일본도 잡는다.
6일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 1차전에서 껄끄러운 상대 대만을 9-0으로 완파한 야구대표팀이 여세를 몰아 7일 일본마저 넘을 기세다.
대표팀이 7일 오후 7시부터 일본 도쿄돔에서 벌어지는 일본과 예선 승자전에서 이기면 2승으로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본선 진출을 확정한다.
대만과 혹시나 있을 패자부활전까지 염두에 뒀던 대표팀이 2연승에 강한 자신감을 보인 이유는 폭발한 타선 덕분이다.
‘타격은 절대 믿을 수 없다’던 국제대회, 단판 승부에서 대표팀은 대만과 경기에서 유례없는 장타력을 뽐냈다.
1998년 프로와 아마추어를 망라한 초호화 드림팀이 출범한 이후 전날까지 12승9패로 아슬아슬하게 앞섰던 대만을 이날처럼 무참히 깬 적은 없었기에 기쁨은 배가 됐다.
이승엽(33.요미우리 자이언츠)과 김동주(33.두산) 등 대표팀을 10년 가까이 이끌어 온 주포 둘이 빠졌지만 대표팀 타선은 더 무섭게 진화했다.
작년 베이징올림픽에서 9전 전승의 금메달 신화를 이룬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데다 2000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역시 정상을 밟은 27살 동갑내기 4총사 김태균(한화), 이대호(롯데), 추신수(클리블랜드), 정근우(SK)가 9년 만에 의기투합하면서 조직력이 더 좋아졌다.
투수가 누구든, 좋은 공이 보이면 타자들은 겁 없이 방망이를 돌렸고 도쿄돔을 들썩이게 했다. 홈런 2방과 2루타 2개 등 10안타 중 장타가 4개였다. 단타와 장타가 적절히 터져 야구팬들은 모처럼 대만전을 여유 있게 지켜봤다.
7일 한국전 선발 투수로 일찌감치 내정된 일본의 에이스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와 포수 조지마 겐지(시애틀 매리너스)는 이날 도쿄돔 상단 박스룸에서 한국 타자들을 유심히 살폈다.
1회 이진영(LG)의 그랜드슬램이 터져 대표팀이 6-0으로 크게 앞서자 일본 배터리는 심각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응시했다. 예상 밖으로 한국 타선이 불붙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초대 WBC에서 최우수선수를 수상한 일본의 보물 마쓰자카는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18승(3패)을 거두는 등 2년간 33승(15패)을 올린 백전노장이지만 국제대회에서 한국과 경기에서는 승리가 없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이승엽에게 예선과 3-4위전에서 잇달아 결승 홈런과 결승 2루타를 맞고 패했던 쓰라린 기억이 있다. 그래서 홈에서 열리는 이번 한국과 경기를 더욱 기다리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한국에 맞서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일본 타선이 5일 중국과 첫 경기에서 5안타 빈공에 막혔고 일본 킬러 김광현(SK)이 출격을 준비 중이기에 득점을 많이 할 가능성은 작다.
홈에서 또 무너질 수 없다는 자존심까지 더해지면 마쓰자카가 도리어 평정심을 잃을 수도 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내색은 안 하지만 마쓰자카가 고비에서 한 방을 맞으면 굉장히 열을 받는 스타일이라며 신경을 건들 필요가 있음을 역설했다.
이승엽이 태극마크를 고사하면서 대표팀 타선은 ‘결정적일 때 한 방을 때려줄 타자가 없다’는 평을 받았지만 도리어 화끈한 공격 야구를 펼치면서 마쓰자카도 넘을 만한 기개를 보여줬다.
(도쿄=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