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로드리게스가 ESPN 피터 개먼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알렉스 로드리게스 스테로이드 사용 시인·사과
“ 2억5천만달러 몸값 부담 커 텍사스 시절 3년간”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가 흔들리는 목소리로 스테로이드 사용을 시인했다.
메이저리그 최고 몸값 선수인 ‘A-로드’ 로드리게스는 6년 전 약물검사에 걸렸다는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지의 보도가 터진지 48시간만인 9일 ESPN과의 인터뷰에서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뛰었던 2001년부터 3년 동안 스테로이드를 사용했다고 털어놓았다.
로드리게스는 이날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비치에서 ESPN 야구 전문가 피터 개먼스와 만나 “지난 2001년 초대형 계약을 맺고 텍사스로 이적했을 때 그 몸값을 해야 한다는 부담이 엄청나게 컸다”며 “그때는 야구 세상이 달랐다. 지금처럼 규정과 제한이 많지 않았고 나 또한 어리고 어리석을 때로 그 많은 돈을 받는 만큼 잘 한다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는 “금지된 약물을 복용한 것을 인정하며 깊게 후회하고 사과한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일단 언급을 피했지만 레인저스의 탐 힉스 구단주는 “그가 그 사실을 인정했다는 것이 놀랍다”며 “개인적으로 배신당한 기분이다. 알렉스는 나를 속였다. 그가 내게 직접 ‘나는 내 몸을 귀중하게 여기는 사람이라 절대 그런 짓을 할 수 없다’고 말한 적도 있다. 그런 그가 텍사스 레인저스에 와서야 스테로이드에 손을 댔다는 자백 또한 믿을 수 없다. 그가 텍사스로 오기 전에는 안 했다는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로드리게스는 지난 2003년 약물검사에 걸린 104명 중에 한 명이 로드리게스라는 SI의 보도가 터진 후에야 ‘유죄’를 인정했다. 그 테스트는 메이저리그에 약물검사 제도가 필요한지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고 그 당시에는 양성반응에 대한 처벌도 없는 상태였다.
로드리게스는 이에 대해 “그때는 확실한 규정이 없었다. 하지만 나도 죄가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누가 정확하게 무슨 약을 주는 것인지 제대로 물어보지 않은 것도 죄는 죄다. 하지만 내가 정확하게 어떤 약물을 복용했는지도 모르는 게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SI 보도에 따르면 로드리게스는 ‘프리모볼란’이란 아나볼릭(anabolic) 스테로이드 복용이 드러났다.
현재 뉴욕 양키스 소속인 3차례 아메리칸리그 MVP 로드리게스는 “그 때 2억5,200만달러 계약에 대한 부담이 컸다. 그 몸값을 하려면 또 다른 차원의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깊게 생각도 않고, 어린 나이에 어리석은 짓을 했다”며 “텍사스 시절에 대해 사과한다. 특히 텍사스 팬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로드리게스는 또 “2003년 레인저스 스프링캠프 때 부상을 당하며 자연적으로 스테이로이드 사용을 중단하게 됐고 2004년 시즌 도중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된 후로는 약물에 손을 대지 않았다”며 “그 후 (약물의 도움 없이) 커리어 최고 성적을 내며 두 차례 MVP로 선정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지난 15개월 동안 매우 괴로웠다”며 “이 엄청난 부담을 떨치고 살려면 사실대로 말하는 수밖에 없다는 점을 실감했다”고 덧붙였다.
2007년 케이티 쿠릭과의 인터뷰에서 거짓말을 한 것에 대해서는 “내 자신도 속이고 있던 사람이 케이티든 CBS든 그 당시 그 누구에게 솔직할 수 있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로부터 로드리게스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메이저리그가 한 시대의 기록을 몽땅 빛바래게 만든 문제를 더 이상 피할 수 없게 된 것은 잘 된 것이라고 본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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