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화제 -‘나눔선교회’ 머무는 고보숙씨의 애타는 사모곡
“사랑한다고. 미안하다고. 용서해 달라고…”
지난 6월부터 LA 한인타운 인근에 있는 마약·알콜 중독자 재활센터 ‘나눔선교회’(대표 김영일·한영호 목사)에 머물고 있는 한인 여성 고보숙(37)씨.
요즘 들어 그는 가족 생각이 많이 난다고 한다. 엄마, 언니, 이모 등등. 유난히 꿈에 자주 나오는 이들이다.
“제가 지은 죄가 많지요. 그래도 가족들이 자주 꿈에 나오니까 별일 없는지 걱정도 되고,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어느 새 15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한국에서 태어난 고씨는 하와이를 거쳐 LA로 이민 왔다. LA에서 지내는 동안 어머니와 갈등이 심해졌다. 남자친구 문제로 크게 다툰 어느 날, 집을 박차고 나와 버렸다.
그 당시 나이가 스물 셋. 그 날 이후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엄마와의 마지막이었다. 이후 인생은 쉽지 않았다. 남자친구가 술을 마시고 구박할 때면 ‘내 가족’이 없어 무시당하는 것 같았다. 식구들이 그리웠다.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가족들이 더 많이 보고 싶었다.
“핏줄 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지만…” 가족들을 찾고 싶다고, 엄마, 언니, 이모가 보고 싶다고, 용기를 내는 일도 쉽지는 않았다.
4년 전쯤이다. 우연히 길을 지나다가 운전을 하고 있는 이모를 봤다. 이모가 차를 세웠지만 이내 자리를 피해버렸다.
“엄마한테 잘하지 못했어요. 어느 엄마가 딸이 잘못되길 바라겠습니까. 정말 후회만 됩니다”
한달 전 가족이 살던 아파트에 가봤지만 매니저도 모른다고 했다. 발길을 되돌릴 수밖에 없었다.
“엄마, 언니, 그리고 이모. 모두 다. 만나면 사랑한다고. 미안하다고. 용서해 달라고 말하고 싶은데,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서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을지 ”
오는 9월9일은 고씨의 38번째 생일. 그 전에 가족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으냐고 물었다.
“하나님께 맡겨야죠”라며 고씨는 조용히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213)389-9912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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