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피와 가죽 갑옷 사이로 오리엔탈 이미지가 풍기는 플라워 프린트 실크 드레스가 눈에 띈다.
프랑스 디자이너 장 폴 고티에.
2008/2009 가을·겨울 오트 쿠틔르 <6> 장 폴 고티에
뽀족하게 치솟은 헤어스타일만큼이나 기상천외하고 황홀한 매력 풍겨
과장된 디테일, 눈이 아플 만큼 강렬한 네온 컬러, 새장 속에 갇혀 버린 여성의 하드코어적인 아름다움은 왠지 모를 낯설음으로 다가온다.
트렌치와 턱시도 정장, 드레이프가 뛰어난 이브닝 가운의 대가 장 폴 고티에(Jean Paul Gaultier)가 2008/09 가을·겨울 오트 쿠튀르에서 선택한 테마는 ‘말 타는 기수’(Equestrian)였다.
장 폴 고티에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코르셋 패션. 승마복을 만나 독특하게 변해 버렸다
지난 봄 인어를 테마로 한 컬렉션의 인상이 너무 강해서일까 이번 가을 컬렉션은 고티에 스타일의 감성에 열광하는 패션계에서 그다지 이슈가 되지 못했다.
아라비안나이트에 등장하는 지니의 새로운 해석
말에 얹는 안장 같은 가죽 어깨 장식과 갑옷처럼 보이는 모피 코트는 토르소(여인의 몸매)에 집착한 고티에식 감성을 기대한 이들에게 실망을 준 듯하다. 하지만, 뾰족하게 치솟은 헤어스타일만큼이나 기상천외한 아름다움, 날카로우면서도 퇴폐적인 매력을 풍겼다. 황홀하리만큼 가지런히 주름이 잡힌 실크 트렌치, 3차원의 세계를 평면에서 재현해 내는 일종의 눈속임 ‘트롱프 뢰유’(trompe-l’oeil) 기법으로 만들어진 턱시도 점프 수트, 그린 크레이프와 코발트 블루 저지를 소재로 한 눈부신 드레스는 고티에의 기발함이 그대로 드러났다.
꿈틀거리는 뱀을 보는 듯 과장된 디테일과 페일 핑크의 만남이 여성스러움을 풍긴다
1990년대를 풍미한 수퍼스타 마도나의 뾰족 브라 룩을 창조했던 장 폴 고티에는 1997년 어릴 적부터 꿈꾸던 오트 쿠틔르에 입성했다. 이후 ‘재미있고, 독특하며, 때론 섹시한 스타일’을 발표해왔고, 2003년 패션하우스 에르메스(Hermes)의 수석 디자이너로 발탁되면서 패션계의 악동(?)으로 명성을 높이고 있다.
<글 하은선 기자·사진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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