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전화 한 통화 큰 효과
최근 한국의 모 일간지에 실린 글이 눈에 띄었다. “사교육비 문제 다투다 남남된 부부”라는 제목의 글이다.
지방대 교수인 남편은 자녀 교육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다 한다. 이에 부인은 남편은 원래 아이들 교육에 관심도 적었다고 주장하였다고 한다. 남편의 월급이 넉넉치 않다고 판단한 부인은 옷 장사하며 자녀 교육비와 생계를 책임져 왔다. 부인은 중학교에 다니던 큰 아들을 비싼 특목고 대비 학원에 보냈으나, 아들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학교에 빠지는 등 사고를 치게 되었다고 한다. 남편은 아내에게 ‘학원비 지출을 줄이고 일찍 집에 들어와 애들이나 잘 돌보라’고 하자, 부인은 집을 나가고 결국 남편을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자식을 잘 키우고 싶지 않은 부모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 사람들은 자식 교육은 부인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의식은 전통 사회의 산물이다. ‘신사임당’식 어머니상도 이렇게 만들어졌다. 양반지주나 귀족들은 가문의 정치 사회적 지위를 유지하는 데 주력하도록 되어있었기 때문에, 바깥 출입이 많아 자연히 자녀 교육과 집안 일은 부인의 몫이었다. 이러한 양반지주들만의 유습이 자본주의 시대에 들어와서 사회경제적 지위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졌다. 지금도 남자만이 밖에서 생업 활동에 종사하는 경우, 부부 모두 자녀 교육은 부인의 몫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구조로 가족 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 집안에서 아버지는 내일의 전투를 위하여 휴식을 취하는 병사에 불과하다. 이러한 마인드를 가진 남편에게 아이들과 대화하거나 함께 시간을 보내달라는 부탁이 그에게는 성가신 일일 수도 있다. 남편이 돈이라도 잘 벌어온다면 눈감아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면 부인으로서는 남편의 태도가 마땅치 않을 것이다. 부인으로서는 이 다음 자식들이 남편보다 더 나은 사회 경제적 처지에서 생활하기를 염원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없는 살림에도 남들이 다 시킨다는 사교육에 자식을 맡기게 되는 것이다.
학교에 다녀와 한 시간도 되지 않아 숙제를 마치고는, 줄곧 컴퓨터 앞에 앉아 게임만 하는 자녀들을 지켜보는 것도 하루 이틀이다. 보다 못한 어머니들은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학습에 도움이 된다면, 아니 건전하게 시간을 보낼 수만 있다면 과외로 시간과 돈을 투자하여 자녀의 앞길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부인을 두고, ‘무슨 쓸데없이 아이를 학원에 보내느냐’ ‘아이들은 놀면서 자라는 게 좋으니 아이를 잡지 말라’라고 부인을 공박하는 것은 남편의 도리가 아니다.
자녀 양육이란 부부에게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비록 부인이 주된 책임을 지며 자녀를 기른다 해도, 아버지가 수행해야 할 역할이 있을 것이다. 항간에 ‘훌륭한 학생 뒤에는 열성적인 아버지가 있었다’는 말이 있듯이, 자녀 교육에서 아버지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장기적 교육 설계 과정이나 심지어 악기 종목이나 운동 종목 선정 과정에 부부가 함께 참여한다. 가능하면 이 모든 자리에 아이도 참여하는 게 좋다. 본인이 논의 구조에서 배제된 채 부모가 결정한 사항을 따르도록 훈련시키기보다, 본인이 참석한 가족 회의에서 결정한 내용을 수행하는 게 바람직하다.
자녀 교육을 일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녀와의 대화이다. 아버지가 가족과 저녁 식사 시간을 맞출 수 없다면, 일자리에서라도 적당한 시간에 집으로 전화를 걸어 아이와 간단한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다. 그저 아이가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들어주기만 해도, 아버지는 아이의 든든한 성원자가 될 수 있다.
(213)500-9067
알렉스 정
<코암 영재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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