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분규가 끝났다. 오직 승소와 패소는 있어도 진정한 승자는 없다. 모두 상처투성이다. 그간 내가 다니던 교회의 분규로 한 교회가 결국 세 개로 쪼개졌다.
이 교회가 대형 교회로 발돋움하기까지는 가장 모범적인 교회였다. 그러나 담임목사 퇴진과 새로운 목사 청빙문제로 분규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이번 법정소송의 핵심은 교회 소유권 분쟁이었다.
릭 워렌의 말처럼 “문제는 교회의 성장이 아니라 교회의 건강이다.” 교회 행정의 민주화, 교회 재정의 투명화, 당회원의 자질과 겸양의 덕은 교회가 건강해질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이다.
모든 것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당장 담임목사의 청빙이라는 과제가 있다. 불화의 불씨도 아직 남아 있다. 그래도 예배를 보는 본당은 활짝 열려 있어야 한다. 그것이 가장 중요한 포용이다. 이웃과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이 바로 포용이다. 승소한 자가 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를 포용하는 것이다.
성경은 우리와 하나님의 관계를 곧잘 가정에 비유한다. 동생이 잘못하여 형제가 싸울지라도 부모는 너그럽지 못한 형을 함께 책망한다. 형은 형다워야 하고 동생은 동생다워야 가정의 화목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모두 돌아온 탕자들이다. 스스로 교인답지 못했음을 자숙해야 할 때다.
다행히 그리스도인에게는 점성이 강한 친화력이 있다. 지금 우리 교회는 통합과 화해의 기도 소리가 높다. 이제 걱정스럽고 답답해서 궁금한 교회가 아니라 어떻게 거듭날지,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큰 그런 궁금한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고영주
토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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