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클라라를 중심으로 본 한인경제 진단 및 과제(상)
산타클라라 앨카미노 선상은 북가주지역에서 한인업소들이 가장 많이 밀집돼 있는 곳이다. 따라서 북가주 한인경제의 핵이자 바로미터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올해 들어 전반적인 주택시장 침체와 개스비 상승, 그리고 하반기에 이어진 서브프라임 사태 등 미국 전체의 경기는 각종 악재들을 맞아왔다. 산타클라라 한인업소 밀집지역도 예외일 수는 없기에, 이곳 역시 최근 들어 전에 없는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이같은 경기 침체 현상이 가장 두드러지는 업종은 역시 식당들이다. 경기가 안좋으면 사람들은 우선 외식비부터 줄이려는 성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업소들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한인식당들은 하반기 들어 최소 10%에서 최고 30-40%까지 고객이 감소하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올해초부터도 식당 고객 수는 감소하는 기미를 보여 왔으나, 이는 여름을 고비로 가을로 들어서며 더욱 심각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산타클라라의 K식당 관계자는 최근 몇 주 사이에 갑작스럽게 고객 수가 많이 줄어 당혹스럽기까지 하다면서 예전엔 회식 손님들도 간간히 있었지만, 이마저도 끊긴 상태라 말했다.
경기가 안좋으니 회식이나 외식이 그만큼 줄어들고, 이로 인해 식당의 고객 수가 감소하는 현상처럼 불황의 여파는 일종의 도미노 현상을 보인다는데 더욱 큰 문제가 있다.
일반적으로 불경기에는 식당 고객 수가 감소하고, 수퍼마켓의 고객 수가 증가하는데 반해 최근의 현상은 한인 마켓 또한 고객 수나 매출이 줄어드는 현상을 보이고 있어, 불황의 여파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앨카미노 선상에 위치한 한 선물가게 주인도 최근 한달새에도 고객의 수가 많이 감소했다며 다가오는 연말연시를 기대해보는데 이마저도 현재와 같은 분위기에서는 장담할 수 없는 것 아니겠냐고 푸념을 털어놨다.
또 한 베이커리 주인은 단 돈 5달러도 신용카드로 계산하는 걸 보면 그만큼 현금의 흐름이 막혀있다는 것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역시 최근 20% 내외의 고객 감소를 겪고 있는 산타클라라 c식당의 경우 불황 타개책으로 반찬과 비빔밥 재료 등을 판매하는 것을 고려중에 있다. 당초 종업원의 수를 줄여 인건비를 감소시킬 생각이었으나, 이는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해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종업원 수를 줄이는 식당이나 기타 업소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종업원들 또한 한인사회의 주요 소비자들이기 때문에 이처럼 고용시장이 축소될 경우 소비 또한 위축돼 악순환의 고리는 이어지게 된다.
무한경쟁의 시대이자 고도로 발달한 테크날러지 시대인 작금의 글로벌 경제시대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의 심화로 인한 서민경제의 침체, 중산층의 붕괴 등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경기 탓만을 하고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현 시기야말로 ▷한인시장을 포함한 주류마켓의 적극적 공략 ▷서비스의 차별화 ▷제살깍기식 경쟁의 자제 등의 원론적 대명제들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적 항목이 되고 있다. <계속>
<김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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