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시 이복순 할머니 백수연
자녀들 라인댄스·자작시로 축하
의사 6명등 70여 자손 두고 다복
어머니를 기쁘시게 하기 위해 여든을 바라보는 큰딸은 친구와 함께 라인댄스를 췄고, 한국에서 6년만에 찾아 온 장남은 자작시를 낭송했다. 손주와 증손주 30여명은 어버이 은혜를 불렀다.
7일 가든그로브 동보성 식당에서 이복순 할머니의 백수연이 열렸다. 1907년 12월28일생이니 만으로 100세다.
광주에서 6남매중 3녀로 태어난 이 할머니는 19살 때 이종중씨와 결혼해 63년간 해로한 뒤 지난 1990년 남편과 사별했다. 형제자매들도 모두 유명을 달리했다.
<7일 가든그로브 동보성 식당에서 이복순(앉은 사람 중 왼쪽에서 두번째) 할머니의 백수연에서 직계 자손들이 ‘할머니 사랑해요’를 외치고 있다.>
오렌지시 수정노인아파트에서 큰 딸 아이다 신(77)씨 부부와 함께 사는 이 할머니는 아직도 매일 양로보건센터에 출석할 정도로 정정하다. 건강 비결을 묻자 “물도 많이 안 마시고, 보약 한 번 안 먹었고, 운동도 열심히 안 하니 타고난 것 같다”고 대답한다.
자녀들은 남을 배려하는 따뜻한 성품이 건강의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막내 며느리 이광자씨는 “시집올 때 친정어머니가 안 계셔서 걱정했는데 시어머니께서 손수 이불을 지어주시고, 면사포도 만들어 주셨다. 첫 아들을 낳았을 때도 어머님이 끓여주신 미역국 덕분에 몸조리를 잘 했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사돈인 신흥철 목사는 “어릴 때 배가 고파 찾아가면 항상 먹을 것을 주시면서 따뜻하게 대해 주셨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큰 딸 초청으로 1984년 미국에 이민 왔다. 1녀3남의 자녀 중 장남 이용수(75)씨만 빼고 모든 자녀들이 미국에 살고 있다. 직계자녀들만 사위·며느리를 합쳐 70여명이다. 얼마 전 고손주까지 봤다. 자녀들이 많다보니 집안에 의학박사만 6명이고, 증손주 중에는 네쌍둥이도 있다. 자녀들은 다 한인끼리 결혼했지만, 3대에 이르러 타민족 손주며느리·사위를 세 명 받았다.
미국에서 20년 넘게 살았지만 한국에서 병원을 경영하는 장남 이용수씨가 안부를 묻는 전화를 하면 지금도 “돈 들게 뭐 하러 전화를 하느냐”고 자녀 걱정이 앞서는 이 할머니는 전형적인 한민족의 어머니다.
그런 어머니이기에 자녀들의 어머니에 대한 사랑도 각별하다. 장녀 아이다 신씨는 “지나고 보니 어머님께 잘못한 것만 생각난다”며 “연세가 있어서 약간 건망증이 있으신데 화내서 너무 죄송하다”며 돌아가시는 날까지 건강하게 여생을 즐기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의헌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