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음연구 김덕길씨
고서의 이중모음 활용
한글로 표기 특허등록
주변 사람들이 먼저 칭찬을 늘어놨다. 얼마나 우수한 아이디어인지 특허 등록도 돼 있다고 했다. 그렇게 만난 자리에서 김덕길씨는 영어단어의 발음을 조금 낯설어 보이는 한국어로 표기했다. 그대로 읽었다. 원어 발음에 가까웠다. 김덕길씨는 “댓츠 롸잇”이라며 말하며 무릎을 세게 쳤다.
김씨가 영어 발음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수십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카추샤 출신인 그에게는 늘 ‘한국 사람은 미국 사람처럼 영어를 발음할 수 없을까’가 고민이었다.
<‘미국식 영어발음 올바른 한글표기법’을 개발한 김덕길씨가 한글 고서를 펼쳐 보이며 표기법 아이디어를 얻게 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1965년 도미해 공부하던 중 유명 음향기기 전문회사인 ‘보즈’(BOSE)사에서 음성 분석기로 한국인과 미국인의 발음 차이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이후 고서 수집이 취미인 김씨는 초기 한글서적에서 지금은 쓰지 않는 이중모음(ㅍㅎ, ㅂㅇ, ㄷㅅ 등)을 발견했고 이를 활용하면 한국인도 영어 발음을 원어 발음에 가깝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예를 들면 라이스(Rice)는 ‘롸이스’, 헬프 미(Help me)는 ‘헬 미’, 세리토스(Cerritos)는 ‘써뤼토쓰’처럼 표기하는 것이다. 이처럼 표기법을 조금 달리 하는 것 만으로도 음성 분석기에서는 미국인의 발음과 비슷한 곡선을 나타내는 것을 확인했다.
김씨는 이를 발음 공식으로 발전시켜 ‘미국식 영어발음 올바른 한글표기법’을 개발했다. 이는 지난 2002년 미국과 한국에서 지적 재산권으로 인정, 특허까지 받았다.
2002년 서울 국제 발명전시회에서 김씨의 아이디어는 동상을 차지했다.
이후 책으로 출간되기도 했으나 출판사와 문제가 생겨 현재 절판된 상태다.
김씨는 “R 발음을 위해 어린 학생들이 혈소대(혀밑 근육) 수술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옛날 우리나라 발음에 이 모든 것이 있었으며 한글은 세상의 모든 소리를 표기할 수 있는 우수한 글자”라면서 “나의 표기 공식이 국립국어원의 어문법을 어긴 것을 시인하지만 영어발음 교정이나 회화를 배우려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세미나를 통해 올바른 영어발음 공식을 보급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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