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기홍 교수-최연우씨, 레드 닷 갤러리 2인전
‘속도’에 열광하는 현대사회 질타
주류 화단의 인정을 받고 있는 미국의 제자와 개념미술로 잘 알려진 한국의 은사가 9월1일~10월31일 다운타운의 주류 화랑인 레드 닷 갤러리(Red Dot Gallery)에서 2인전을 갖는다.
청주대 엄기홍 교수와 한인 작가 최연우씨는 ‘퇴행 그리고 위반’(Degression, Regression, Transgression)이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이번 ‘어깨동무’ 전시회에서 직관을 중시하는 동양적 사유를 보여주는 20~100호 작품 40여점을 선보인다.
엄기홍 교수 작품 ‘모뉴멘탤리티’
전시 타이틀은 엄 교수와 최씨의 작업이 미술에 대한 기존의 틀이나 고정관념의 수정 내지는 확장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붙여진 것. 동시에 ‘느림의 미학’을 통해 현대사회가 열광하는 파시즘적 ‘속도’에 대한 비판을 가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홍대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엄 교수는 문화와 타문화, 동일자와 타자 등의 탈경계를 모색한 작품들을 내놓았다. 눈에 띄는 것은 LA 아트코어 발간 ‘Visions’지에 발표됐던 길버트 롤프의 논문을 확대 복사, 그 글자들을 드릴로 뚫어 버린 작품. 문자와 그림 사이에서 벌어지는 표상적 갈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려는 의도다.
추계예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최씨는 올해 5회의 개인전을 다운타운과 멕시코에서 개최한 중견작가로 나무껍질을 엮어서 그린 인물, 꽃 등의 작품들을 전시한다. 아마존 인디언들과 6개월간 생활하며 배운 공예 기법을 변용한 작업으로 회화와 공예간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평이다. 특히 공정상으로는 아날로그적이지만 디지털적인 요소를 지닌 작품세계는 주류 미술계가 주목하는 부분. 10월에 한국의 유명 갤러리인 오룸 화랑에서 개인전을 갖고 연말에는 뉴욕 아시안 컨템포러리 아트페어에 참가할 예정이다.
엄기홍 교수와 최연우씨의 인연은 엄 교수가 서울 동북중학교에서 미술교사로 재직하던 시절 시작됐다. 최씨는 “선생님의 집을 찾아가 청소를 하면서 그림을 배웠다”고 그리운 그 옛날을 회고했으며, 방황하던 그를 미술의 길로 이끌어준 엄 교수는 “2인전을 하자고 해서 왔더니 나보다 더 훌륭한 작가가 되어 있더라”고 대견해 했다.
리셉션은 9월1일 오후 5~9시. 레드 닷 갤러리는 500 S. Spring St., LA에 있으며 문의는 (213)817-6002.
최연우씨 작품 ‘바라바라’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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