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파문 능인선원 지광 스님
오늘(23일) 저녁 북가주 강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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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퍼티노 디앤자 칼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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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를 졸업한 뒤 1976년에 학력제한이 없던 한국일보 기자시험에 합격해 입사하면서 이력서에 서울대 공대 중퇴라고 기재한 것을 바로잡지 못하고 지금에 이르렀다.
능인선원 지광 스님(사진)이 만일 이 말을 ‘요즘’이 아니라 ‘다른 어떤 때’ 했더라면, 유명인사들이 허위학력을 감추려다 들통나고 들통나는 게 두려워 떠밀리듯 줄줄이 고백하는 것과 대비돼 한층 더 갈채를 받았을 것이다.
똑같은 말이라도 ‘때’에 따라 세인들에게 주는 감도는 이렇게 180도 달라질 수 있다. 세인들의 입방아는 계속된다. 그럴 수밖에 없다. 평가는 대략 두갈래다.
옹호자들은 그가 입산 이전 젊은 시절에 이미 합격한 회사의 인사자료 학력란에 선배 훈수대로 써넣었다가 자신도 잊어먹었고, 능인선원이 커진 뒤 누군가 그걸 꼬투리잡아 괴롭힐 때 신도들에게 젊은 날의 실수를 털어놓았다고 말한다. 모름지기 진정한 수행자란 남들이 자신을 금으로 치장해도 좋아라 하지 않고 똥으로 깔아뭉개도 슬퍼하지 않고 세상잡사에 일일이 시비하지 않으며 낱낱이 분별하지 않으며 다만 수행에만 정진할 뿐이라며 철없던 까마득한 실수를 되살려 서울대 출신으로 만든 것도 ‘그들’이요 이제와서 그게 아니라고 종주먹질을 해대는 것도 ‘그들’ 아니냐는 반문을 곁들이기도 한다. 비판자들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수행자가…”라고 말한다. 스님이 직접 “나 이런 사람이야”라고 말한 적도 없고 모든 것을 버리는 것을 배우고 행하고 가르치는 수행자로서 그럴 까닭 또한 없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밖에서 서울대 출신이래 하는 말이 돌고 더욱이 언론에 그렇게 소개되는데도 - 스님은 세속의 그런 바람결에 관심도 없고 알 까닭 또한 없다 하더라도 - 선원측이 좀더 일찍 확실한 방법으로 바로잡기를 했어야 한다면서 스님은 몰라도 선원측이 선원마케팅 차원에서 잘못된 소문을 은근히 즐긴 것 아니냐고 꼬집는다.
화제의 지광 스님이 북가주에서 말문을 연다. 오늘(23일) 저녁 쿠퍼티노 디앤자 칼리지에서 열리는 북가주 참선모임 수선회(회장 최규현) 주관 초청강연회에서다. 선원측은 민감한 시기 나들이 강연이 어떻게 비쳐질까 우려해 스님의 북가주행을 만류했고, 스님도 단념쪽이었으나, 수선회측이 북가주인들과의 약속도 중요하다는 등 논리로 거듭 설득했다고 한다. 주제는 ‘한생각을 통해서 본 현실’이다. 학력파문 이후 그의 외부강연은 한국내외를 막론하고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그의 입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북가주 강연회 시간 장소 및 주차 안내는 오늘자 종교섹션 7면에 나와 있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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