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 여성교육의 시발점이자 원천인 이화여자고등학교가 5월31일로 개교 121주년을 맞은 가운데 뉴욕과 엘에이를 비롯, 미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동문들이 이달 중순 학교 설립자의 고향인 오하이오를 찾아 합동 감사공연을 펼친다.
오하이오는 미 연합 감리교단이 한국에 파송한 최초의 여선교사이자 학교 설립자인 메리 스크랜튼 초대 교장의 고향. 뿐만 아니라 스크랜튼 선교사 파송이 가능하도록 당시 88달러의 헌금을 무기명으로 냈던 여성이 오하이오 출신의 루신다 브라운 발드윈 여사였다는 사실이 120여년이 흐른 최근에서야 존재가 드러나 동문들은 이번 공연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화여고 동문 합창단 미주 공연 코디네이터인 뉴저지의 김수자씨는 “설립자 얘기는 여고시절부터 많이 들었지만 헌금을 냈던 숨은 여성의 존재는 최근에서야 밝혀졌다”며 “조선의 불우한 여성에게 복음 전파와 교육에 사용해 달라며 당시로는 큰돈을 선뜻 헌금해 준 발드윈 여사가 있었기에 이화학당의 설립 밑거름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너무나 감사할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에는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한국 등에서 약 100여명의 동문이 참석하며 이중 70여명이 무대에 올라 교가에서부터 천지창조, 아리랑, 푸른 도나우,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등 다양한 장르의 합창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동문들은 그간 묻혔던 역사를 더듬어 당시 발드윈 여사가 출석했던 레벤나 감리교회와 그녀의 에버그린 묘지, 발드윈 여사 후손들의 농지 등을 방문하며 지역주민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할 예정이다.
이달 18일부터 21일까지 열리는 미 연합감리교회 오하이오 동부 연회에 맞춰 펼쳐질 이번 공연에는 서울총동창회장인 한국일보 장명수 고문도 참석할 예정이다. 매주 정기적으로 모여 연습도 하며 친목과 화합을 다지는 이화여고 동문합창단은 지난 2006년부터 100만 달러를 목표로 ‘메리 스크랜튼 기념장학 사업’으로 명명된 장학기금도 모금하고 있다. 현재까지 15만 달러가 모아진 상태.
동문들은 스크랜튼 선교사와 발드윈 여사가 그랬듯이 모아진 장학기금으로 앞으로 세계 각국의 불우여성과 아동들의 교육기회 확대에 힘써 ‘제2의 이화’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의: 201-917-834-2425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A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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