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국에 있는 십년지기 친구와 마음이 따스해지는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첫째아이를 낳고 십년 만에 둘째아이를 낳아 산후조리 중인 친구는 행복감에 젖어 기쁨을 감추지못하고 연신 아기 자랑이다. 하긴 청춘의 열기가 한창 뜨거운 20대 초반의 멋 모를 때에 첫아이를 낳아서 키우다가 늦둥이를 보았으니 오죽하겠는가! 아이 하나만 낳아키우는 것도 너무 힘들어서 아예 둘째는 꿈도 못꾼다는 이야기를 했던 친구가 어느 날 갑자기 둘째를 계획하고 있다는 말을 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때가 되니 아이가 세상에 나왔다. 첫아이 때는 느껴보지 못했던 아련한 마음을 느껴보고 조그만 아이의 손과 발을 감상하노라면 시간이 가는 줄 모른다고 쉴새없이 조잘거리는 친구의 목소리에서 다시금 제2의 인생이 시작되고 있음을 느꼈다.
못 먹고 못 살았던 가난의 시절, 아이낳는 것이 부담스러워 국가적으로까지 가족계획을 장려하고 가족계획요원까지 파견했던 때가 불과 몇 십년 전인데 이제는 아이를 더 낳으라고 출산을 장려하고있는 추세다. 한국 출산율이 2005년 당시 세계 최저수준인 1.08명이었다는 믿기지않는 이야기는 요즘 또 하나의 사회문제로 대두되어 여기저기서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높아지는 듯하다. 다행이 올 해는 황금돼지해라는 속설 덕분에 일시적으로 출산율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지속적이고 계획적인 출산장려정책이 자리를 잡지않는 한 저출산 문제는 여전히 국가가 책임져야 할 하나의 숙제가 될 것이다.
지난해 개봉했던 ‘잘 살아보세’라는 영화는 지금 세상과는 너무나도 상반되는 시대상의 이야기를 함으로써 온 국민에게 다시 한번 현시대의 문제를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주었다.
1970년대 초, 가난을 이겨내보자는 새마을운동이 한창일 무렵에 국가가 나서서 출산율을 관리하고 매스컴을 통해 계몽이 불가능한 산골마을에는 가족계획요원까지 파견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아이를 더 이상 낳지않는 가족계획을 통해 잘 살아보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런데 이 메시지가 이제는 아이를 더 많이 낳는 가족계획을 통해 잘 살아보자고 조용히 외치고 있다.
아이를 낳고싶어도 갖지못하는 불임가족에게는 이러한 메시지가 배부른 소리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이런 사람들에게 신의 축복이 임하셔서 아이로 인해 행복하고 웃음이 넘치는 가족들이 더 많이 생겨나길 기도한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때때로 아이가 더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가끔씩 한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지만 형제만큼 더 애틋하고 소중한 관계가 있을까. 아이들이 커가면서 언젠가는 부모를 떠나 각자의 삶의 터전으로 향해 나갈때 어쩌면 부모보다 더 형제자매가 든든한 인생의 동반자가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오늘도 어디에선가 아기 울음소리에 웃음짓는 가정들이 있을것이라는 기대를 해보며 글을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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