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태생 전문직도
제대로 답변 못해
“이민자들에게 시민권 고시를 보라는 말입니까? 미국 사람들도 대답 못하더라”
지난 30일 공개된 새 시민권 시험문제가 영어가 서툰 이민자들의 경우 문제를 이해하기 조차 어려운 문항들이 적지 않고, 대학교육을 마친 미국태생의 시민들이나 법률 전문가들조차 즉석에서 대답하기 어려운 문항들이 많아 새로운 시민권 시험의 난이도가 재조정되지 않는 한 시민권 시험 합격률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민권 취득을 계획 중인 최모 할머니는 “공개된 일부 문항 중에는 무엇을 묻는 지 의도를 잘 파악하기 힘든 것이 많았다. 심사관 앞에서 영어로 대답할 수 있을 지 자신이 없다”고 새로 공개된 견본 문항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았다.
남미출신의 한 여성 이민자도 “시민권 시험에 합격하려면 학교를 다녀야 할 것 같다. 헌법의 기능을 묻는 문항과 독립선언서에 담긴 중요한 이념을 꼽으라는 문항은 답하기 어려웠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한 미 주류단체가 법대교수, 변호사, 경찰, 시공무원 등 5명의 미국 태생 전문가들에게 144개의 시민권 시험 견본 문항을 구두로 질문해 본 결과 4명만이 합격선인 60점을 넘었고, 변호사 한 사람은 질문 10개 중 6개를 맞추지 못해 시민권 취득 자격이 없다는 결과가 나올 정도였다.
이처럼 어려운 시민권 시험 견본문항을 보며 “미국에서 태어난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나는 이 시험을 통과할 자신이 없다”는 미국인들도 있었다.
이번에 공개된 시민권 시험 견본 문항은 현재의 “성조기의 스트라이프는 몇 개인가”나 “성조기 스트라이프 색깔은?”등과 같은 암기식 단답 문항 대신에 “성조기의 스트라이프는 무엇을 상징하는가?”나 “왜 성조기의 스트라이프는 13개인가” 등의 의미와 배경을 묻는 문항들로 이뤄져 있으며 단순한 사실을 암기만 해서는 답할 수 없는 추상적인 질문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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